국민 주담대 옥죄고, 금감원장은 '고가 아파트 2채'...뒤늦은 처분 약속에도 시세차익 최대 15억 예상

- 이찬진 금감원장, 국정감사서 서초 아파트 2채 보유 인정..."한두 달 내 정리" - 23년 보유분 14억 상승, 양도세 유예 활용 시 세후 순이익 최대 10억 - "다주택 원장이 규제 주문" 비판 여론...11월 초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예정

2025-10-22     나아영 기자
이찬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를 진두지휘하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서초구에 채당 최대 20억원대 고가 아파트 2채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원장이 한두 달 내 다주택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처분할 경우 어느 아파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 세후 순이익이 3억~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민국 의원의 다주택 보유 지적에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155㎡(약 47평) 2채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염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한두 달 내 다주택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강민국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2002년 1채를 부부 공동명의로 매입했고, 2019년 12월 같은 단지에서 13억5000만원에 1채를 추가로 구입했다. 이 원장은 두 아파트 모두 실거주 중이며, "분가하는 자녀에게 주겠다"고 정리 방안을 설명했다.

이 원장의 아파트 매입 시점과 가격 상승 폭이 주목받는다. 2019년 12월 13억5000만원에 취득한 1채는 2025년 9월 25일 18억2500만원에 실거래가 형성되며 6년 만에 4억7500만원(35.2%)의 시세 상승을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17일 기준 해당 단지 155㎡의 시세는 17억2500만원이며, 거래 가격대는 하위평균 16억2500만원에서 상위평균 18억2500만원 사이에 형성됐다. 이 원장은 이 아파트를 보유한 6년간 최소 2억7500만원(20.4%)에서 최대 4억7500만원(35.2%)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한편 2002년 취득한 또 다른 1채의 경우 정확한 취득가액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1993년 분양 당시 2억7000만원이었던 점과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고려할 때 2002년 취득 가격은 2억 후반에서 3억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의 가치는 17억2500만원(거래가격대 16억2500만원~18억2500만원)으로 평가되며, 23년 보유 기간 동안 약 14억~15억원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 원장의 다주택 정리로 얻을 경제적 이득은 어느 아파트를 처분하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기본세율에 20~30%p 추가)를 2026년 5월 9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있어, 이 원장이 이 기간 내 매각하면 기본세율(6~45%)만 적용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19년 매입 아파트(6년 보유)를 처분할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12%를 적용받아 실거래가 기준 세후 약 3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며, 2002년 매입 아파트(23년 보유)를 처분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30%를 적용받아 세후 약 9억~1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한다. 반면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아파트 1채당 증여세 약 5억원(세율 40%)이 부과돼, 매각보다 세금 부담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 원장의 다주택 보유를 두고 '내로남불' 비판이 확산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다주택자인 금감원장이 부동산 부분의 자금 쏠림을 개혁하라고 주문하는 게 시장에서 먹히겠느냐"며 "이 원장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할 때 '고위 공직자 임용 시 다주택자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내로남불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누리꾼들은 "정부는 집값 잡을 생각 없다", "금감원장의 아파트가 답안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금융당국은 10월 15일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이 6조원 증가하며 부동산 자금 쏠림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주택 보유로 정책 설득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원장의 재산은 10월 말 신고를 거쳐 11월 초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절차를 통해 상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원장이 민변 공익소송위원장 시절 구로 농지 강탈 사건에서 승소해 받은 성공보수 약 400억원의 투자처와 함께 2002년 매입 아파트의 정확한 취득가액도 확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