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속도전일까 안정론일까...금융위·한은, 시각차 뚜렷

이억원 금융위원장, 연내 스테이블코인 법안 발표 한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 통해 발행 제안 쟁점은 단순 거래 수단 vs 화폐 규정

2025-10-21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법안 제출을 공식화하며 속도전에 나선 반면,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신중론을 폈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위와 한은은 모두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 형태를 선호하지만, 비은행권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핀테크 기업과 민간 서비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포함해 사업자·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관계 부처와 막바지 조율 중이며,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법은 법대로 추진하면서 미리 시행령과 후속 작업을 병행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주조차익 감소, 통화정책 유효성 저하, 지급결제시스템 신뢰 훼손, 금융안정 저해, 외환규제 회피 등 다섯 가지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제도 설계 초기 단계인 만큼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관계 부처와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2단계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인가제 도입, 준비자산 운용규제, 이용자 상환권 보장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준비자산은 예금이나 국채 등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으로 100% 이상 보유하도록 의무화하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이자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며 “우리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제시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편의 수단이 아닌 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을 지닌 만큼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직접 기반하는 화폐 대용재이기 때문에 외환 규제, 금융산업 구조, 통화정책 등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다”며 “도입 과정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한은의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제도화 과정에서 한은의 의견이 강력히 반영돼야 한다”며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처럼 한은이 전원합의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거래 수단으로 볼 것인지, 사실상 화폐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 차에 있다”며 “은행권과 빅테크 업계 간 이해관계 충돌 문제를 포함해, 제도권 안착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