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정체 속 FI ‘눈치 보는’ 11번가...연내 콜옵션 행사 기간 만료

IPO 무산 후 매각도 난항…SK스퀘어, 일부 상환 제안 지난 2018년 투자 당시 몸값 2.7조 → 현재 5000억대 추산 FI, 전액 회수 원하지만 입장차 여전…연내 결단 주목

2025-10-21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SK스퀘어가 자회사 11번가의 콜옵션 행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SK스퀘어는 일부 상환을 제안하는 등 상황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가 연말까지 콜옵션 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번가의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11번가 FI 측에 일부 투자금 상환을 포함한 콜옵션 관련 협상안을 전달했다. 해당 FI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H&Q코리아 등이 참여해 11번가에 총 5000억원을 투자하고 약 18~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국민연금의 투자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SK스퀘어는 IPO가 무산될 경우 FI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2023년 10월 1차 행사 기한 당시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FI 측은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통해 올해 초부터 11번가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 확보에 실패하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차 콜옵션 행사 기간이 10월 초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지속되며, SK스퀘어는 일부 금액만 우선 상환하고 잔여 투자금에 대한 상환 시점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협상안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상환 규모가 약 2500억~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재 11번가의 시장 가치는 5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내부 평가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투자 당시 2조6000억~2조7000억원으로 책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6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그간의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와 직매입 구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1번가는 매출과 손실 규모를 모두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를 서울역에서 광명으로 이전했고, 작년 말과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어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오픈마켓 중심의 구조로 재편 중이다. 이로써 지난 2022년 약 789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5600억원대까지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515억원에서 754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번 2차 콜옵션 행사 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로 설정돼 있다. SK스퀘어는 연내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FI 측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11번가의 실질 가치 하락이 명확한 상황에서 SK스퀘어가 FI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문제가 걸려 있어, 그룹 차원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