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사이클 마무리 국면...하나은행,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가속도’

이자이익 의존도 줄이기 본격화 WM·기업금융·글로벌 사업 강화로 수익 구조 다각화 나서

2025-10-20     박금재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하나은행이 고금리 시대의 끝자락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선다. 안정적인 이자이익과 더불어 WM, 기업금융, 글로벌 사업 등 비이자 부문을 핵심 축으로 한 수익 다변화 전략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내 은행 산업은 지난 2년간 고금리 국면에서 대출 이자수익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은행일수록 실적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하나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약 74%로, KB국민은행(73%) 및 신한은행(72%) 등 주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자산관리(WM)와 외환·글로벌 부문이 강점을 보이지만, 전체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WM, 기업금융, 글로벌 사업 등 비이자 부문을 핵심 축으로 한 수익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WM 부문에서는 고액자산가 고객 대상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와 글로벌 운용 상품을 확장해 수수료 수익을 높이고 있으며, 기업금융에서는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과 무역금융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외환 및 무역결제, 해외 현지 대출 등 수수료 기반 비이자 수익원이 하나은행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외환 부문은 전통적으로 하나은행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특히 국내 은행업 특성상 이자이익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구조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로 꼽힌다. 업비트·증권사·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금융 플레이어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확장도 쉽지 않다. 하나은행이 WM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선 고객 세분화와 상품 혁신이 필수적이다.

기업금융 부문 역시 도전 과제가 있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 정책에 따라 기업 여신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부실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해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의 균형이 관건이 되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중국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외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가 끝나면 이자이익만으로는 과거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비이자이익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은행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선 단순한 상품 다각화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객 세분화 기반의 맞춤형 WM 상품, 기업금융과 글로벌 네트워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수익 모델,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성 강화 등이 핵심이다.

결국 하나은행의 과제는 명확하다. 고금리 사이클에 의존한 실적 구조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향후 비이자이익 부문이 실제 실적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비중으로 확대되느냐가 하나은행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내 은행산업 재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