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만 '연이은 비리', 강호동 농협회장 결국 압수수색

- 2023년 12월 선거 1개월 앞두고 용역업체로부터 1억원 수수 혐의 - 경찰, 압수물 분석 마치는 대로 소환 조사…검찰 송치 여부 결정

2025-10-16     나아영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역대 민선 회장 4명이 모두 비리로 수사받은 농협중앙회에서 또다시 회장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1년 7개월 만에 연이은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2024년 NH투자증권 인사 개입으로 금감원 점검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경찰 강제수사까지 받았다. 강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농협 유통 관련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50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3월 취임 후엔 NH투자증권 인사 개입 의혹으로 금감원 점검까지 받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 있는 강 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강 회장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의 핵심은 선거 자금 명목으로 받은 1억원의 대가성이다. 경찰 조사 결과, 용역업체 대표 이모씨는 강 회장에게 불법 선거운동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강 회장에게 현금을 건네며 용역사업 계약 관련 편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회장은 1987년 경남 합천 율곡농협에 입사한 후 1997년 상무로 승진했고 2006년 율곡농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2020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했고 2024년 재도전 끝에 62.7% 득표율로 당선됐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농협 조합장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임 명예직이지만, 전국 1000곳 이상 단위조합과 중앙·지역본부를 이끄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중앙회장은 전무이사와 각 사업부문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갖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등록 의무가 있는 공직자로 분류된다.

임기는 범농업계 합의를 거쳐 2009년 단임제로 전환됐다. 당시 농협 개혁 차원에서 회장의 인사 전횡을 막기 위해 단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단임제 도입 후에도 중앙회장의 막강한 권한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강 회장 취임 직후인 2024년 초 NH투자증권 인사 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이 직접 개입해 관련 절차를 점검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중앙회와 금감원이 NH투자증권 인사를 두고 정면충돌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인사 개입 의혹에 휩싸였고, 이번 금품수수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연이은 비리 의혹에 직면했다.

농협중앙회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농협 측은 "의혹은 수사 과정에서 소명될 것"이라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개월 전부터 강 회장 비위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거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강 회장을 소환해 금품 수수 경위, 대가성 여부, 인사 개입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송치 여부는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