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팍스 인수 확정…2년 만에 한국 시장 진출 ‘본궤도’
FIU 승인으로 법적 절차 마무리…글로벌 거래소의 국내 영향력 확대 주목 고파이 피해금 보상·서비스 고도화 등 후속 조치 속도낼 듯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바이낸스가 마침내 한국 가상자산 시장 진출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금융당국이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 인수를 승인함에 따라 2년 넘게 지연돼온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1위 거래소의 움직임이 국내 시장 구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관련 임원 변경 신고를 최종 수리했다. 이는 한국 진출을 위한 마지막 규제 절차로, 바이낸스가 법적으로 국내 거래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수개월간 고팍스의 내부 통제 및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검증, 임원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이번 결정을 내렸다.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의 지분 인수를 통해 국내 진출을 추진했지만, 당국의 승인 절차 지연으로 사실상 ‘대기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동안 임원 신고 수리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 경영 참여가 불가능했고, 고팍스 브랜드만 남은 ‘공백기’가 이어져 왔다.
이번 승인으로 바이낸스는 본격적으로 고팍스의 경영과 서비스 개편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글로벌 플랫폼의 운영 노하우와 유동성 공급 역량을 접목해 국내 거래 서비스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거래소 특유의 대규모 유동성과 파생상품 라인업이 국내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고팍스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GoFi(고파이) 서비스 피해금 지급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고파이 피해자들은 2022년 가상자산 시장 급락과 파트너사 파산 여파로 원금 손실을 입었으며, 바이낸스는 인수 당시 이를 우선 보상 대상으로 약속한 바 있다. FIU 승인으로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 만큼 보상 프로세스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낸스의 진출은 예고만 된 상태였지만, 이번 승인으로 사실상 ‘공식 진출’이 확정됐다”며 “해외 자본과 글로벌 거래소의 운영 모델이 국내 시장에 직접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이낸스의 진출은 국내 경쟁 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은 업비트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빗썸·코인원 등이 2~4위를 형성하는 집중 구조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경쟁에 나서면 가격 경쟁력, 수수료 정책, 서비스 다양화 등이 촉발될 수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바이낸스의 강점은 글로벌 유동성과 파생상품 라인업, 그리고 기술 인프라”라며 “국내 규제 환경 내에서 어느 정도까지 이 강점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 변수로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아래에 있으며, 외국계 사업자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거래소는 규제기관의 감시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KYC) 절차 준수 여부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전 세계적으로 규제 문제에 여러 차례 직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엄격한 준법 감시 체계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행하느냐가 향후 영업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단순한 인수합병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 변수로 평가된다. 글로벌 자본과 국내 규제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절충점이 만들어질지가 향후 한국 가상자산 산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