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 막힌 ‘깡통대출’ 12조원…60%가 중소기업 대출

무수익여신 급증, 1년 새 23% 증가…기업대출만 보면 80% 육박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속 건전성 관리 부담 커져

2025-10-15     박금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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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원리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깡통대출(무수익여신)’이 1년 새 3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60% 이상이 중소기업 대출에서 발생해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와 정책 목표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의 ‘업종별 대출금 무수익여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 무수익여신 규모는 12조4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조5952억원)보다 2조8565억원(22.9%) 증가한 수치다.

무수익여신이란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돼 원금과 이자 회수가 모두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말한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에서 발생한 무수익여신은 7조4366억원으로 전체의 59.7%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을 제외한 기업대출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은 더 커진다. 중소기업 부문 무수익여신 비중은 78.6%로, 지난해 동기(75.0%)보다 3.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무수익여신 증가의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 대출 부실 확대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권에 부과되는 중소기업 대출 비율 미준수 제재금액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2조4858억원이 부과됐으며, 이는 지난해 월평균 4000억원 수준을 웃도는 규모다.

한국은행의 여신운용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금융자금 대출 증가액의 50%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제재금액을 보면 하나은행이 월평균 234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548억원, 우리은행 429억원 순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경기 하락기에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특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무수익여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부실 확대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추 의원은 “연체율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증가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특성이 있다”며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일수록 연체율 관리가 더욱 까다롭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면서도, 건전성 관리 기준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전성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 역시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정책 방향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부실 관리 장치가 미흡하면 금융권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 확대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무수익여신 규모는 앞으로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 관리 능력이 은행의 수익성뿐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 관리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