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재점화…국민연금, 대체투자에도 책임 묻는다

사모펀드 '먹튀' 논란에 ESG 잣대 확대 국민연금 투자금 9000억 회수 불투명…책임 공방 본격화 국감 증인 줄소환…김병주 회장 출석 여부 주목

2025-10-14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 사태로 국민 노후자금이 수천억원 손실 위기에 놓이면서, 국민연금이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분야에도 책임투자 원칙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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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보건복지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는 주식·채권 위탁운용사에만 적용돼 왔지만, 앞으로는 사모펀드 등 비상장 투자에도 동일한 기준을 들이대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우려에 대한 후속 대응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유동성 위기를 공식화했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투자한 6000억원대 자금 상당이 회수 불투명해졌다.

홈플러스 사태의 시작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국민연금으로부터 6121억원을 투자받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주요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했고, 이 자금은 투자자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단기 수익에 집중한 결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훼손으로 이어졌다. 결국 홈플러스는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빠졌고, 올해 3월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로 전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보통주 295억원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크며, 5826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연금 측은 MBK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이 약 9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는 국민연금 책임투자의 사각지대, 즉 대체투자에 대한 관리 부재가 지목된다. ESG 원칙이 적용되지 않던 사모펀드 영역에서, 단기 수익에 몰두한 운용이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대체투자 영역의 책임투자 적용 지침 및 규율 부족”을 명확히 언급했다. 이 사안은 이미 지난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지만, 2년 넘게 실질적 개선은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이번 사태는 국민연금 운용이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수익률 중심으로 흐를 경우 어떤 파장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기업회생 절차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 김광일, 조주연 대표는 증인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MBK 김병주 회장은 아직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다만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압박이 커지면서 김 회장의 출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출국금지 조치로 현재 국내에 머무는 중이다. 이어 오는 10월 말까지 예정된 정무위, 복지위, 과방위, 환경노동위 등에서 홈플러스 및 MBK 책임자들이 줄줄이 소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