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생산적 금융 전환 '시동'... 비은행 계열사 중요성↑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시작... "생산적 금융 전환·포용금융 확대" 생산적 금융 전환에 5년 73조원 투입... "투자 중심으로 수익 구조 전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모험자본 투자 등 담당... 투자 규모 이전 대비 2배↑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가계대출이 아닌 미래 성장 산업 등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룹 공동투자펀드와 모험자본 투자 등을 담당할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부터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다.
이 중 생산적 금융에는 73조원이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 그룹 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 등이다. 우리금융은 인공지능(AI), 바이오, 방산 등 10대 첨단전략산업 및 지방 우수기술기업 지원, 기업금융 강화 등에 해당 금액을 사용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산업 생태계 투자 규모가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이 국민성장펀드와 자체투자로 투입하는 17조원은 지난 5년간 집행했던 투자 규모(9조원)의 2배에 달한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발을 맞추면서도 금융업의 기존 성장 구조를 과감히 '혁신'하겠다는 우리금융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 프로젝트 관련 브리핑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투자하고, 자금 공급을 다양화하면서 이자이익 중심의 전통적인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겠다"라며 "여신과 이자이익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 영역을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등이 맡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그룹 자체투자 금액인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1조원), 증권 중심의 모험자본 투자(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5조원) 등에 각각 투입된다.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여력을 늘리고,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자산운용 3개사 역시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하는 동시에, 벤처캐피탈(VC)인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생산적 금융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환하느냐는 투자를 담당할 비은행 계열사들에게 달려 있다고 본다"며 "지주와 은행 등에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한다 하더라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투자 실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프로젝트 추진 동력이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투자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관련 부문에 인력과 자본을 적극 투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자본업은 인력과 자본의 싸움인데 우리투자증권은 외부인력이 200명 넘게 충원된 상태"라며 "지주에서 지원 예정인 자본과 증권의 인력이 결합하면 증권 부문이 생산적 금융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들의 역할은 다른 비은행 계열사 대비 비교적 낮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경우 장기 성과가 중요한 데다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건전성 규제로 인한 자본 확충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곽희필 ABL생명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보험사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자본적정성이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등을 모두 감안해 참여 규모를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를 추진한 끝에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라인업을 완성,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통해 출범하면서 그룹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올해 5월 금융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