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총력전에도 복구율 27%…금융권 '단일 의존' 경고에 재해복구센터 점검

- 우체국금융·FIU 시스템 15개, 추석 연휴 총력 복구로 정상화 - 주요 금융지주, 정부망 장애 경험 계기 자체 재해복구 시스템 점검 착수 - 금융권, 정부 전산망 의존도 재확인…자체 백업 체계 구축 목소리

2025-10-10     나아영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추석 연휴 총력 복구 끝에 우체국금융 13개 시스템과 금융위원회 자금세탁방지(FIU) 2개 시스템이 전면 정상화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2주간 중단됐던 우체국 예금·보험·이체 서비스와 자금세탁 의심거래보고 업무가 재개되면서 금융권이 일단 숨통을 틔웠다. 부동산거래 온라인신고도 오늘 오후부터 재개돼 주택담보대출 신청에 필요한 서류 발급이 정상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늘 오전 9시부터 토지대장 등 부동산 민원서류 8종의 온라인 발급을, 오후 1시부터 부동산거래 온라인신고를 재개했다. 주택담보대출에 필요한 등기부등본·토지대장 발급과 거래 신고가 정상화되면서 2주간 멈췄던 부동산 금융거래가 본격 재개됐다.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본원 화재로 709개 정부 시스템이 멈추면서 은행권 비대면 본인확인, 금융사 FIU 보고, 부동산거래 신고가 동시에 차질을 빚었다.

행정안전부는 추석 연휴에도 800여명을 투입해 24시간 복구 작업을 벌였다. 화재 피해가 적었던 2~4층 전산실의 우체국금융 시스템을 우선 복구했고, 인터넷예금·스마트예금·금융상품몰·보험·이체·ATM 등 13개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했다. FIU보고시스템과 FIU정보제공시스템도 복구돼 금융사 자금세탁방지 업무가 재개됐고,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은 지난달 30일 정상화됐다. 정부는 신규 장비 198식을 긴급 도입해 복구 속도를 높였고, 9일 오전 6시 기준 전체 709개 중 193개(27.2%)가 복구됐다.

이번 사태로 금융권의 정부 전산망 의존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비대면 서비스 중단으로 고객 불편이 컸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FIU 보고, 공공마이데이터 조회 등 정부망 의존 서비스가 예상보다 많았고, 대체 수단 마련 없이 사실상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중앙집중형 인프라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분산형 시스템과 다중 백업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화재 발생 직후인 지난달 27일 청라 그룹통합데이터센터의 서버·무정전전원장치(UPS) 등 핵심 인프라를 긴급 점검했다. 신한금융그룹도 같은 날 그룹 데이터센터 사고 예방책과 재해복구센터(DR) 즉시 가동 방안을 재점검했고, KB금융그룹은 위기 대응 체계를 가동해 고객 불편 최소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대체 본인확인 수단 안내를 지시했고, 시스템 장애 기간 유연한 절차 적용에 사후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체 장비 확보로 신속히 복구했다"며 "앞으로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 전산망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은 자체 재해복구 역량 강화와 정부망 의존도 축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집중 복구로 금융권 핵심 시스템이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단일 시설 의존 구조의 위험성이 재확인되면서 분산형 백업 체계 구축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