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가맹점 수수료 등 과제 산적...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인선 행방 어디로?

2025-10-02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차기 협회장 인선을 둘러싼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인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협회장 교체인 만큼, 관료 출신이 독점해온 기존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정 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5일 종료된다. 통상 임기 만료 두 달 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출범하지만 아직까지 회추위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협회장 선출까지 보통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늦어지면서 주요 기관장 인선이 줄줄이 지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장은 신용카드사·캐피탈사·리스사 등을 회원사로 둔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다. 정부 정책과 업계 이해를 중재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최근 불거진 롯데카드 해킹 사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 가계부채 규제 강화, 카드론 한도 제한 등 복합적인 현안을 조율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역대 협회장은 대부분 관료 출신이 차지했다. 2010년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 선출된 5명 중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금융위·금감원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였다. 정책 협상과 조율에서 관료 출신의 장점이 부각돼 온 결과다.

이번 인선에서도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 유광열 전 SGI서울보증 사장,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 관료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서 전 원장은 행시 29회 출신으로 재무부, 금융위 요직을 거쳐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바 있다. 유 전 사장은 풍부한 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규제 분야 전문성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민간 출신 인사도 거론된다.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이창권 KB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카드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새로운 변화를 앞둔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민간 출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의 소통 능력 때문에 여전히 관료 출신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롯데카드 해킹 사태 이후 당국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업계 현실에 밝은 민간 전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은 회추위가 복수의 후보를 공모한 뒤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1인을 추천하고, 회원사 총회에서 찬반 투표로 확정된다. 임기는 3년이며, 연봉은 약 4억원 수준이다. 투표는 15개 카드·캐피탈사가 1사 1표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