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91.5억달러 흑자, 월 기준 역대 ‘최대’… 28개월 연속 행진

반도체 호조·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 대미 관세 여파로 수출 3개월 만에 감소

2025-10-02     박금재 기자
[사진=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8월 경상수지가 9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 호조가 흐름을 이끈 가운데, 일부 수출 품목과 지역에서 관세 변수의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경고등도 함께 켜졌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전월(107억8000만달러)보다 16억3000만달러 줄었지만 사상 최대의 8월 실적을 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693억달러 흑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559억4000만달러) 대비 133억6000만달러 늘어 규모 면에서도 우상향을 확인했다.

상품수지는 수출 56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줄었다. 다만 수입이 470억4000만달러로 7.3% 감소해 94억달러 흑자를 냈다. 8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다.

수입 감소는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원자재 수입이 10.6% 줄었고, 품목별로는 석탄(-25.3%)·석유제품(-20.3%)·원유(-16.6%)가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통관 통계 기준으로 에너지류 수입이 약 13.6% 감소한 것으로 잠정 파악했다.

수출 측면에서는 업종별 명암이 엇갈렸다. 인공지능(AI) 수요 덕에 반도체 수출이 통관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6.9% 늘었고 승용차도 미국 이외 지역 선전에 힘입어 7.0% 증가했다. 반면 철강제품(-11.7%), 화학제품(-11.0%), 기계류(-8.2%)는 감소하며 전체 수출이 석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역별 흐름은 관세 변수의 충격을 뚜렷이 드러냈다. 미국향 수출이 12.0% 급감했고, 유럽연합(-9.2%)·일본(-5.3%)·중국(-3.0%)도 일제히 줄었다. 동남아만 13.5% 증가해 전반적 감소 폭을 일부 방어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기타사업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21억2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는 개선세가 이어졌으나, 기타 서비스 지출이 확대되며 적자 폭을 키웠다.

본원소득수지는 20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다만 분기 배당 지급 시점과 맞물리며 배당소득 수지가 25억8000만달러에서 15억8000만달러로 10억달러 축소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외 송금·지원 등 비거래성 이전이 꾸준히 발생한 영향이다.

종합하면, 반도체 중심의 수출 경쟁력이 경상수지 흑자를 지탱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하락이 수입을 눌러 흑자 폭을 키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대미(對美) 고율 관세 등 무역 여건 악화가 일부 품목·지역에서 실물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수출 모멘텀과 관세 변수의 힘겨루기가 경상수지 흐름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