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금융 이틀 만에 복구 완료했지만…102조원 규모 단일 시스템 구조적 취약성 부각

- 우체국 금융, 102조원 규모 성장에도 국정자원 단일 집중 시스템 취약성 노출 - 시중은행 데이터센터 분산 대비 우체국, 국정자원 한 곳 집중 의존 구조 - 금융업계, 고령층 밀집 우체국 시스템 분산화·재해복구 체계 구축 시급성 강조

2025-09-29     나아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이틀간 중단됐던 우체국 금융서비스가 28일 밤 복구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102조원 규모까지 성장한 우체국 금융이 아직도 단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우체국 고객 특성상 시스템 장애 시 대체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도 과제로 남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우체국 체크카드 결제와 인터넷뱅킹, ATM 사용, 보험청약 등 금융서비스 전체가 정상 작동한다고 밝혔다. 우편서비스는 29일 오전 9시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돼 창구 접수와 배송 조회가 가능해졌다. 전체 647개 장애 시스템 가운데 29일 낮 12시 현재 62개가 복구된 상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시스템 집중화의 위험성이 확인됐다. 시중은행들이 자체 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센터를 여러 곳에 분산 운영하는 것과 달리 우체국은 국정자원 한 곳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 화재 하나로 전국 3500개 우체국과 ATM 5000여 대가 한꺼번에 멈춰섰다. 화재로 손상된 96개 핵심 시스템을 대구센터로 옮겨 복구하는 데만 최소 4주가 걸린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처럼 시스템이 집중된 상황에서 우체국 금융의 고령층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전국 2400여 개 영업점 대부분이 직접 방문을 선호하는 60대 이상 고객들로 채워진다. 금융업계는 주요 예금 상품의 60·70대 비중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대표 상품인 '챔피언 정기예금'의 경우 가입자의 67%가 60세 이상이며, '저축예금' 60세 이상 가입자는 413만명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가 농어촌 고령층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사용법 등 별도 디지털 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이들의 디지털 접근성은 떨어진다.

이같은 고령층 집중 현상은 우체국 금융의 급속한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체국예금은 지난해 총자산 102조원을 기록해 저축은행(120조원) 다음 규모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한 해 수신 증가액만 4조원으로 새마을금고(3조5453억원), 신협(3조7314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일반 은행과 달리 예금보험공사 보호 한도(5000만원)를 넘어 정부가 전액 보호하는 특성상 안전성을 중시하는 고령층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지점(2702개)에 맞먹는 영업망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정부는 화재로 피해를 입은 96개 핵심 시스템을 대구센터로 이전 복구하는 데 최소 4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은 29일 "대구센터 입주기업과 협력해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102조원 규모로 성장한 우체국 금융의 시스템 분산화와 재해복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