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예탁금 '무료 보관' 끝난다…증권사 외화예탁금 이용료 산정 기준 마련
- 금감원·금투협회, 61조원 규모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개정 추진 - 외화예탁금 산정기준 별도 마련…개인·기관 차별 지급 원칙적 금지 - 내년 1월 본격 시행 목표…투자자 실익 증대 효과 기대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그동안 대부분의 증권사가 투자자의 달러 예탁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원화와 동일하게 이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개인·기관 간 이용료율 차별 금지와 외화예탁금 이용료 산정 기준 마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도 개선안을 29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이 더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산정될 수 있도록 금투협회 규정 및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이나 펀드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대기 자금으로, 현재 전체 규모가 61조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증권사가 실제 지급한 예탁금 이용료는 총 7300억원으로 예탁금 평잔 대비 1.19% 수준이었다.
그간 금감원은 2023년 11월 모범규준을 제정해 예탁금 이용료율 관련 비용 배분 방식과 산정 주기를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말 기준 증권사 평균 공시 이용료율은 1.31%로 2022년 말 0.46% 대비 0.85%포인트(p) 상승했다. 기준금리와 공시 이용료율 간 차이도 2022년 말 2.79%p에서 올해 6월 말 1.19%p로 지속 축소됐다.
개정안은 투자자 간 차등 금지를 핵심으로 한다. 증권사가 개인·기관 등 투자자 간에 합리적인 사유 없이 상이한 예탁금 이용료율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현재 일부 증권사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협의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용료율 지급 기준과 지급 방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예외적으로 기관투자자에게 협의 이용료율을 제공할 경우에도 다른 투자자 예탁금 예치 수익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증권사 자체 재원으로만 충당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예탁금 비용 산정기준도 개선한다. 예탁금의 수취, 별도 예치, 지급 등과 관련 없는 수수료 이벤트 비용, 투자자에 대한 재산상 이익 제공 금액 등이 예탁금 비용에 포함되는 것을 금지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용료율 산정 시 예탁금과 관련해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을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수수료 이벤트 비용 등을 예탁금 간접비로 배분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했다.
외화예탁금에 대해서도 예탁금 이용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기준과 절차를 별도 마련한다. 지난해 말 기준 53개 증권사 중 50개 증권사가 외화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외화예탁금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부터 단계적으로 산정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시 시스템도 추가로 개선한다. 원화 외에 외화에 대해서도 이용료율 현황, 지급 기준 등을 공시하도록 현행 예탁금 이용료율 공시 시스템을 개선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공시 시스템을 통해 예탁금 종류별 이용료율 현황, 지급 기준 등을 공시하고 있으나 모두 원화 기준이다.
금감원은 이번 개정으로 투자자 실익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인·기관 간 이용료율 차등 금지, 비용 산정기준 개선 등으로 예탁금 이용료율 상승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달러화 등 외화예탁금 이용료율 산정기준 마련으로 외화예탁금에 대한 이용료 지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금투협회는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목표로 올해 안으로 협회 규정 및 모범규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예탁금 이용료율 현황을 지속 감시하는 한편, 투자자 권익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