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폴란드–런던 ‘투트랙’…현장 거점+원화 결제로 유럽을 묶는다

브로츠와프 현장 거점 마련…PKO와 폴란드 공략 런던서 은행 간 연결 확대…해외 밤 시간대 원화 결제 강화

2025-09-29     박금재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하나은행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지점을 열고, 현지 1위 은행인 PKO뱅크 폴스키와 협력을 넓혔다. 동시에 런던에서는 스톤엑스와 은행끼리 서로 계좌를 열어 결제를 도와주는 관계(코레스폰던트)를 맺었다. 한마디로 공장과 물류가 모인 현장에선 고객을 붙잡고, 런던에선 돈이 오가는 길을 넓혀 유럽 전체를 한 번에 엮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브로츠와프는 배터리·전기차 공급망이 몰린 지역이다. 독일·체코와 가깝고 물류가 활발해 기업들의 대금 결제, 환전, 보증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하나은행은 이 지점에서 무역금융·외환·현지 대출을 한 묶음으로 내놓아 처리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점 개점 직전 체결한 PKO와의 업무협약은 현지 고객 접점과 데이터 접근을 빠르게 넓히려는 계산이다. 두 은행은 해외 점포 간 지원, 기업금융 공동 영업, 무역금융·외환 협력을 약속했다. 폴란드 안팎에서 교차 판매와 환거래 네트워크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예정이다.

런던에선 결제 길을 다듬었다. 스톤엑스와의 협력으로 국경을 넘는 송금과 현지 통화 결제 통로가 더 촘촘해졌다. 특히 원화(KRW)를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 한국 시간이 아닐 때, 즉 해외 밤 시간대에도 원화 결제를 더 편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기업들은 대금 결제 지연과 환율 변동 위험을 덜 수 있다.

핵심은 ‘현장(브로츠와프)에서 생기는 거래’를 ‘런던의 결제 연결망’과 바로 잇는 구조다. 폴란드에서 발생한 외환·헤지·보증 수요를 런던의 결제 시스템과 묶고, 런던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지급 수요를 다시 폴란드와 중동부유럽 현장으로 돌려 선순환을 만든다.

상품 측면에선 공급망금융(납품 대금 빨리 받기·결제 기한 늘리기 등), 여러 통화로 하는 현지 결제, 공동 보증·보완 융자, 환헤지를 한 번에 묶은 패키지까지 내놓기 쉬워진다. PKO의 넓은 리테일·기업 고객 기반과 하나은행의 외환·무역금융 역량을 교차 배치해 수수료와 외환 관련 수익을 동시에 키운다.

은행권은 이를 국내 외환시장 개방 흐름과 맞물린 ‘원화의 해외 사용성 강화’로 본다. 해외에서 원화를 쓰기 쉬워질수록 유럽 현지의 원화 결제량이 늘고, 이는 다시 런던의 결제 경쟁력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변수도 있다. 폴란드 경기 둔화, 관세·규제 변화, 유럽 금리 불확실성은 기업 신용과 거래량을 흔들 수 있다. 결제 측면에선 제재와 자금세탁방지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고 있어, 런던-서울-브로츠와프를 잇는 컴플라이언스를 얼마나 촘촘히 짜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투트랙은 하나은행의 강점인 외환·글로벌 네트워크를 정면으로 키우는 선택지다. 현장에서 생기는 실수요를 결제망에 바로 연결하고, 결제망에서 유입되는 거래를 다시 현장으로 보내면 고객 체류시간이 늘고 수익원도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지 1위 은행과 손잡고 제조벨트에 닻을 내리면서, 런던에서 원화 결제 길을 넓히는 조합은 ‘실물+결제’ 두 축을 동시에 세우겠다는 신호”라며 “공급망이 커질수록 거래가 쌓이고, 거래가 쌓일수록 결제 경쟁력은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