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유럽 시중 은행들 합심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하기로

- 9개 유럽 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EU/ECB보다 3년 먼저 론칭할 계획 -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패권에 대항하려는 노력 반영

2025-09-26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 금융권이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명칭 미정)을 발행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ING와 우니크레딧 두 대형 시중 은행을 의장으로 내세운 유럽 은행 9대 은행 컨소시엄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경제 블록 내 20개 회원국에서 공식 통용 중인 유로(Euro, €)에 기반한 새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을 오는 2026년 하반기 중으로 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9월 25일(목요일=독일 프랑크푸르트 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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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격적인 발표는 최근인 9월 24일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이 유럽 금융시장 내 디지털 결제 자치권 확보를 위해 ‚디지털 유로‘ 발행 추진을 서두르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어서 여러 의미 해석이 나온다.

이어서 25일, 영국 정부도 영국 파운드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계획이 포함된 암호 자산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할 것이라 발표하는 등 유럽의 금융권이 미국의 선제적 암호자산 정책과 달러 스테이블코인 패권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 대응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서, 유럽 은행들이 주도가 된 유럽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은 그동안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외의 다국 법정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암호자산 시장 진출을 격려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 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컨소시엄 멤버는 우니크레디트(UniCredit, 이탈리아), ING(네덜란드), 방카 셀라(Banca Sella, 이탈리아), KBC(벨기에), 단스케방크(Danke Bank, 덴마크), 데카방크(Dekabank, 독일), SEB(스웨덴), 카이샤방크(CaixaBank, 스페인), 라이파이젠(Raiffeisen,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사업하는 시중 은행들이다.

컨소시엄은 근시일 내에 네덜란드 암스텔담 소재의 금융기업을 지정하고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허가와 감독 하에 유로 스테이블코인 운영을 위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EU가 제정한 유럽 가상자산 규제법(Markets in Crypto Assets Regulation, MiCA)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되는 암호화 금융 자산으로 구분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통용화폐에 가격을 고정하여 화폐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상 자산의 일종이다. 가령, 잘 알려진 대표적 암호 자산인 비트코인이나 에더리움은 주식 거래처럼 사용자의 매입 매수 활동에 따라 급격한 가격 등락에 노출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 — 달러나 유로처럼 —에 고정돼있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적이다.

이 점에 착안해 유럽의 투자자와 자산운용기관들 사이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가격 유동성이 적은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일반 소매 시장용 결제 수단으로 제공해 신뢰를 쌓겠다는 것이 컨소시엄의 전략이다.

유로 고정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스템에 통합되면 금융 소비자들은 휴일 없이 하루 24시간 전 세계로 국경의 장벽 없이 신속하게 P2P 기반 지불결제를 실행할 수 있다.  기존 은행 간 계좌이체나 자금 송금 방식 보다 낮은 수수료와 투명한 거래 내역도 추가 혜택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미국 달러에 고정시킨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99%(시총 2조 9,200억 달러, 우리 돈 약 409조 원)이 장악하고 있다 해도 좋을 만큼 달러 스테이블코인 판이다.

미국

가령, 가장 최근인 9월 23일, 시총 규모 세계 최대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데터(Tether)'는 시총 규모 1,720억 달러(약 241조 원), 테더의 최대 라이벌 ‚USDC(Circle)‘는 시총 규모 740억 달러(약 104조 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미국 시중 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 후 최근 미국 시중 은행들은 은행별 발행 달러 고정 암호 토큰을 출시할 것이라 발표해 법정통화 고정 스테이블코인 시장 경쟁은 본격화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아 시티그룹(Citigroup)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가장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그에 비교해 볼때, 현재 글로벌 유로 스테이블코인의 시총은 5억 유로(약 8,230억 원)로 극히 미미하다. 이는 지난 2023년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 산하 암호 자산 부서에서 5,620만 유로(약 930억 원) 어치의 ‚SG-포스(SG-FORCE)‘ 유로 고정 암호 토큰을 유통하기 시작한 것을 포함한 규모다.

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위원회인 9대 유럽 은행 컨소시엄이 지금부터 아무리 추진을 서두른다 해도 이미 미국이 추진 중인 달러 고정 디지털 자산(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하기에는 규모가 턱없이 작고 추진 속도도 느린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을 위시로 촉발된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인 씨티그룹(Citigroup Inc. 또는 Citi)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부터 약 5년 후인 2030년, 세계적으로 발행된 총 스테이블코인 총 시가는 하락장일 경우 최저 1조 9,000억 달러(약 2,260조 원), 상승장일 경우 최고 4조 달러(약 5,6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유로 통화 기반 암호 자산 발행 및 운영을 둘러싸고  EU 및 ECB 규제 당국과 시중 사설 은행들 사이 주도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EU/ECB 측은 EU의 금융 정책과 안정성 위협을 이유로 들어 유럽 시중 은행의 개별적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강력히 규제하는 입장인 한편, 유럽 사설 은행들은 ECB 발행 디지털 유로 출시는 예금주의 대거 현금 인출 사태 및 은행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ECB의 디지털 유로 설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유럽 시중 9개 은행 컨소시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선언은 암호화폐에 대한 거부감 많은 유럽의 투자자들과 대중이 디지털 자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 중인 디지털 유로화 출시 시일을 앞당기는데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미국 금융경제 TV CNBC는 논평했다.

참고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갑자기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디지털 유로’는 빨라야 2029년에나 출시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반면, 유럽 9대 은행 컨소시엄 발행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그보다 앞선  2026년 하반기에 론칭할 계획이어서 향후 유럽 금융 시장 내 암호 자산 추이 변화가 예의 주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