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K-뷰티엔 지갑 닫고...체코 화장품엔 줄섰다

K-뷰티 대기업 실적 하락…중국發 악재 넘어 ‘본질’ 점검할 때 유통채널은 체험형 전략으로 성장…올리브영 홀로 ‘선방’ 입소문 탄 체코 화장품, 중국인 관광객 발길 몰려…제품력이 승부처

2025-09-26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K-뷰티 산업이 전성기를 지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중국인 관광객들의 ‘싹쓸이 쇼핑’으로 대표되던 대형 브랜드들의 영광이 점차 흐려지면서, ‘본질’인 제품 및 브랜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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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뷰티 대기업들의 실적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4% 감소한 1조6216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52.6% 줄어든 50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24% 밑도는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 2021년만해도 4조863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3조8851억원까지 줄었다. 애경산업도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기여도는 지난 2020년 80%에서 지난해 61.3%로 감소했다.

중국 내 매출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자국 브랜드의 품질이 개선되고, 양국의 정치적 입장 등 여러 변수가 맞물려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실상 더 큰 문제는 K-뷰티의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졌던 '제품력'에 대해 글로벌 소비자의 기대치가 변화한 탓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대형 뷰티브랜드들의 실적과 달리 뷰티 유통 채널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브랜드와 직접 상호작용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K-뷰티 산업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채널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제품력이나 브랜드 철학보다는, 체험과 유통 전략에서 승부가 나는 구조다.

특히 과거 국내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소비력이 큰 중국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줄었다기보다는 이들 역시 자연스레 ‘제품력’이 있는 해외 브랜드들을 찾게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체코의 천연 화장품 브랜드 ‘보타니쿠스’는 국내 유명 배우 전지현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체코 현지 매장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 시각 단체로 방문해 제품을 ‘싹쓸이’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즉 중국 소비자의 지갑이 닫혔다고 해서, K-뷰티가 반드시 외부 요인만 탓할 수는 없다. 소비 트렌드는 변하고 있으며, 단순한 ‘한류’만으로는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이제는 유통 전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글로벌 소비자에게 ‘기억될 만한’ 브랜드, ‘한 번 써보면 반할’ 제품, 그리고 브랜드만의 진정성 있는 철학이 K-뷰티의 다음 도약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다시 ‘제품력’으로 돌아가는 용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