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통상 위기 속 나온 정부 지원책…수익성 회복 가능할까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잠정 덤핑관세로 시장 왜곡 완화 美 관세 영향으로 업계 피해는 심화, 대미 철강 수출 28.7% 급감 정부 "4000억원 금융지원·'K-스틸법' 추진으로 대응 강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발 관세와 저가 수입재 영향 등 통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철강산업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고, 4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지원에 나선 것이다. 잇따른 정부 지원책의 영향으로 철강업계가 수익성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3일 일본과 중국산 탄소강·합금강 열연 제품에 대해 잠정 덤핑관세를 부과한다고 고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이 저가 수입재로 인한 시장 왜곡을 문제 삼아 제소한 데 따른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예비조사 결과를 토대로 결정됐다.
관세율은 일본산 31.58~33.57%, 중국산 28.16~33.1%로 책정됐으며, 적용 기간은 내년 1월 22일까지다. 업계는 이 조치로 국내 유통 가격의 왜곡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과 일본산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잠정 관세로 불공정 경쟁이 완화되면 국내 철강사들의 정상적인 가격 체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열연강판 주요 생산업체로, 잠정 관세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두 회사의 수익성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실제 포스코의 상반기 매출에서 열연강판 비중은 23.4%에 달했으며, 현대제철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발 관세 장벽은 여전히 국내 철강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부터는 50%로 인상했고,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까지도 관세 적용을 확대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은 수출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15만499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업계 지원책을 보완적으로 내놓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주요 철강사 사장단과 만나 “철강 기업, 금융권,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4000억원 규모 보증상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에는 철강산업 구조 재편과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이른바 ‘K-스틸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철강업계는 정부의 대응을 환영하면서도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타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 지원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수출 물량 감소와 원가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단기 지원과 함께 수출시장 다변화, 친환경 투자 지원 같은 실질적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