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글로벌 운임 전년비 급락에 비상…장기 불황 우려까지

미중 무역전쟁·공급과잉이 동반 압박 SCFI·CCFI·KCCI 등 주요 지수 동반 약세 국내 선사 실적 전망도 급격히 악화

2025-09-25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해운업계가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급락에 직면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10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운임 지수는 업계 전반의 불황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장기간 시황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5일 해운업계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운임 흐름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1198.21로 집계돼 전주 대비 14.3% 하락했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낙폭이며, 지수가 1200선 밑으로 내려온 것도 1년 9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2분기 평균 SCFI는 1645.4로 전년 동기 대비 37.4% 낮아졌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6.6% 하락했다. 중국발 운임을 반영하는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 역시 같은 기간 평균 1162.4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국내 지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하는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지난 22일 기준 1785포인트로 전주보다 약 6.8% 하락했다. 지수는 11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다 한 차례 반등하는 듯 싶었으나, 다시 하락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통상 중국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는 물동량 증가로 운임이 오르는 흐름을 보이지만, 올해는 미중 갈등과 미국발 관세 여파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SCFI 지수는 2016년 이후 주간 단위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미주 서안 노선은 31%, 동안 노선은 23%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사진=HMM]

해운업계는 이번 하락세의 근본 원인으로 과잉 공급을 지목하고 있다. 2021~2022년 운임 급등기에 발주된 대형 선박이 최근 대거 인도되면서 시장 공급을 빠르게 늘렸다는 것이다.

국내 선사의 실적 전망도 급락세다. 25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은 2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2.9% 줄어들 전망이다. 매출은 28.9% 감소한 2조5257억원, 순이익은 76.4% 줄어든 4101억원으로 예측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하락이 단순히 단기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선 다변화, 원가 절감, 신조선 투입 속도 조절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기둔화와 미국의 관세 영향에 의한 인플레이션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중으로 연초 선복량 대비 6% 이상의 신조선 인도까지 이뤄지면서 시황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