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김정관 산업부 장관, 외국기업 대표들 만나 '노란봉투법 우려' 논의..."김영훈·한성숙, 대응책 고심"

- 김정관 장관 "예측가능한 기업환경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 - 김영훈 노동부 장관 "선진적 노사관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 한성숙 중기벤처 장관 "중소기업은 법적 대응 역량 부족"

2025-09-25     박근우 기자

관세전쟁을 비롯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면서 '기업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친노조' 입법이 잇달아 강행 처리 되면서 '노조 리스크' 위기감이 기업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중 기획으로 지속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등 주한 외국상공회의소 대표와 만나 외투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암참은 최근 통과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한 경제계 인사는 "최근 김정관 장관을 비롯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들과 소통을 강화하며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관 장관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암참 등 7개 주한 상공회의소 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 현황과 향후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김정관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 대표들은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인공지능(AI)·미래 모빌리티 등 산업과 에너지 분야의 협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암참 등 주요 외국상의들은 '노란봉투법'에 대한 외투기업의 우려를 표명하며, 해당 법이 산업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지난 9일 공포돼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인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조·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다수의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청하고 나서면 산업 현장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정관 장관은 "성장과 투자의 핵심인 기업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예측가능한 기업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법 개정 후속조치 관련 외투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지원 강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외투기업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 외투기업을 위한 지원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관

이날 국내 주요 기업들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란봉투법 후속 조치 마련 과정에서 경영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김영훈 장관을 초청해 ‘새정부 주요 고용노동정책 방향’을 주제로 고용노동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정부가 최근 국정과제를 확정하고 노란봉투법 후속조치, 노동안전 종합대책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노동 당국에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이재하 대한상의 고용노동위원회 위원장(삼보모터스그룹 회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근형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양원준 포스코 부사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염성진 SK 부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윤대식 LG전자 전무, 박충신 삼성전자 상무, 박명식 HD현대 상무, 이의현 대일특수강 대표, 박미라 코스코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기업들은 "노조법 개정 이후 누구와, 어떤 사안을, 어떤 방식으로 교섭해야 할지 몰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후속 조치로 준비하고 있는 매뉴얼에는 개정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파악해 세밀한 부분까지 담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경제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들은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이 발생한 법인에 최소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산업안전 정책을 두고도 "정부 취지는 공감하지만 처벌 강화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한 근로자와 노조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주 4.5일제와 관련해서도 기업인들은 "줄어드는 근로시간을 시장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연장근로의 관리 단위를 확대하고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김영훈 장관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경영계와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영훈 장관은 "AI 등 신기술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적 노사관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격차와 비효율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장관은 기업들의 역할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 앞서 "대통령님의 요청에 재계가 올해만 4만 명 이상, 향후 5년간 11만5800명의 채용 계획으로 화답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현대자동차·LG·포스코·한화·HD현대 등 7곳은 지난 18일 일제히 나서 총 4만명에 이르는 청년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호소에 이틀 만에 화답했다.

앞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은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관련 중소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법적 대응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지침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스타트업은 노사분쟁 대응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김명진 메인비즈협회장은 "서비스업은 계약구조가 복잡해 사용자 범위가 불명확해 현장 혼란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곽인학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력업체 교섭력 약화를 막기 위한 보호 장치 마련을 요청했다.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특히 '노조법 2조 5호'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개정 노조법은 쟁의 대상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의 결정'도 포함했는데, 재계는 "노조가 기업의 경영 판단을 놓고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