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후판·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조선·완성차 업계와 균형 찾기 과제

후판·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 통한 수익성 개선 시도 중국산 후판 관세 부과로 가격 정상화 환경 조성 조선업계·완성차업계 부담 고려…신중한 가격 조정 전망

2025-09-24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철강사들이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가격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완성차 업계가 원가 상승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꺼릴 것으로 보여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합의점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소재다. 기존에는 상·하반기 두 차례 협상이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협상이 진행된다. 올해 1·2분기 협상 가격은 톤당 80만원 중반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상승했다.

철강업계는 후판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만큼 가격 정상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산 후판에 최대 34.10%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서 국내 가격 상승 요인이 커졌다. 실제로 반덤핑 판정 이후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감소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가격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선박 건조 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만큼, 단가 인상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수입량이 줄어든 틈을 타 철강사가 급격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선용

자동차용 강판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은 원재료 비용을 연동하는 포뮬러 방식으로 연 2회 조정되며, 차종과 사양에 따라 톤당 100만원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가격이 책정된다. 올 상반기 협상에서는 전 분기 대비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용 강판과 냉연강판은 철강사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에 철강사들은 판매 확대와 가격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다만 완성차 업계 역시 부담이 큰 상황이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차량 원가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설사 협상을 통해 관세율이 일부 낮아진다 해도, 기존에는 없던 비용이 새로 발생한 것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는 가격 인상에 민감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 입장에서는 주력 제품 가격 정상화 없이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다”며 “그러나 조선, 완성차 업계 모두 각자 부담이 커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