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행정 경계’ 해체 가속화…시중은행 앱에서 운전면허 벌점 조회까지
- 행안부 이달 운전면허 벌점 조회·박물관 예약 서비스 민간 앱 개방 - 올해 공공서비스 민간 개방 확대…'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 가속화 - 은행권 '비금융 서비스' 확장 가속화…공공영역 진출로 경쟁 구도 변화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운전면허 벌점조회부터 국립박물관 예약까지 정부 업무를 은행 앱에서 대신 처리하는 시대가 열렸다. 행정안전부가 주요 은행 앱에 추가 공공서비스를 개방하면서,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핵심 생활 서비스의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종합 생활서비스 플랫폼 전환 과정에서 공공영역까지 서비스 스펙트럼을 넓히는 모양새다.
정부의 '디지털서비스 개방' 정책이 금융권의 고객 접촉점 확대 경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 올해 2월 주택 청약, 운전면허 시험 접수, 아이돌봄서비스 등 27종의 공공서비스 민간 개방 공모를 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운전면허 벌점 조회와 29일부터는 박물관 예약 서비스가 추가로 개방된다. 기존에는 각 정부 기관 누리집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들이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금융 앱을 통해 제공되면서, 시중은행들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국민은행 앱에서는 벌점 확인 후 바로 감경 교육 예약까지 연속 처리할 수 있다. 기업은행 앱은 기존 박물관 누리집과 달리 회원가입 절차 없이 어린이박물관 예약을 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특히 국민은행은 '국민지갑' 메뉴를 통해 차량 관련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서비스 개방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구체적인 이용 규모가 있다. 지난해 운전면허 벌점으로 면허정지나 취소된 건수가 35만여 건에 달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연간 최대 50만 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인기 시설이다. 행안부는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 생활화와 박물관 예약 접근성 개선을 통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공공서비스 진출은 이미 진행 중인 비금융 사업 확장의 심화 과정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 신한은행의 땡겨요, 우리은행의 부동산 서비스에 이어 공공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고객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공인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은행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규 행안부 공공서비스 국장은 "디지털서비스 개방으로 국민이 민간 앱에서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 절차도 기존보다 더 간소화해서 편리하게 제공된다"며 "민간과 정부 간 협력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서비스 개방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