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만 3년째... 배터리 업계, 기재부에 '직접환급제 결단' 촉구

적자 보는 배터리 기업들, "직접환급제 꼭 필요" 3년째 논의 중이지만 정부 결단 지지부진 기재부 "제도 신설에 부담"

2025-09-25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에코프로 등 국내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세액공제 직접환급제 실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2023년부터 관련 논의가 이뤄졌지만 정부 당국이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은 중국에 밀렸고, 자금 유동성도 말라갔다. 

23일 국회에서는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변화와 K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올해만 세번째 관련 토론이다. 

투자세액공제 직접환급제란 기업의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법인세 차감 형태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적자 상태인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내야할 법인세가 없어, 단순 세액공제 방식으로는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배터리 산업에 한해 직접환급제가 시행돼야 한다는 논의가 형성된 배경이다. 

▲ 배터리 3사, 기재부에 강한 호소... "이제는 결단을"

이날 토론회에는 산업부, 기획재정부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에코프로, WCP 등 국내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기업들은 해당 논의가 여러차례 반복됐음에도 직접환급제의 법제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회에서 직접환급제 토론이 여러차례 진행됐지만, 이날처럼 기업들이 강한 어조로 정부 당국에 호소한 것은 처음이다.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직접환급제에 투입되는 금전적 규모가 이렇게까지 오래 고민할만큼 큰가 하는 의문이 든다. 기재부에서 금액을 정확히 산출해서 지원의 가능성을 꼭 살펴봐달라"며 "대통령께서도 직접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한 상황에서, 정부당국도 이에 맞게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접환급제가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특혜라고 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국내 대기업 사업 중 거의 유일하게 수익을 못내고 있는 분야"라며 "배터리 산업은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이 모두 전후방으로 연결돼있는 만큼, 그들도 충분히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분야다. '대기업 몰아주기' 프레임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현 SK온 팀장은 "세액공제 직접환급제는 2023년부터 업계 핵심 아젠다였다. 논의가 이뤄지는 사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 순위는 많이 떨어졌고, SK온 같은 경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에 현금을 주는 방식이 어렵다면 세액공제분을 다른 기업에 팔 수 있는 제 3자 양도나, 세액공제분으로 차입 이자를 감당하는 등의 대체 방식도 있지만 논의가 없어 아쉽다"며 "세액공제 크레딧은 각 기업에 쌓여만 가는 상황이다. 이제는 정말 환급 방식을 결정하고 도입해야할 때"라며 정부당국에 호소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제도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산통이 크다는 입장이다. 세액공제와 직접환급이 목적성은 같지만 '정부의 수입을 깎느냐, 지출을 늘리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그 성질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국민적 동의를 얻는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제도 신설에 따른 부담감을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직접환급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기업들의 사업환경이 갑자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시기를 버텨나갈 체력은 기를 수 있다. 내년까지 배터리 기업들의 유동성이 이 상태로 말라간다면 R&D 투자가 줄어들며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