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 노리는 비츠로넥스텍…실적은 적자, 비교는 ‘兆단위’ 대형사
‘조 단위’ 매출 글로벌 대형사와 비교…실적은 적자, 밸류는 2000억 육박 이노스페이스 상장 후 주가 급락 사례 의식…높은 할인율에도 과대평가 논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비츠로넥스텍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방산·항공 대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삼아 기업가치를 산정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적자 상태에도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사와 단순 비교해 주당 평가가액을 높게 책정하면서, 시장에서는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츠로넥스텍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10월 16~22일 5영업일 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같은달 27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희망 공모가는 5900~6900원으로 총 260억~304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710억~1999억원 수준이다. 주당 평가가액(9946원) 대비 30.62~40.68%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비츠로넥스텍은 ▲우주항공 ▲핵융합에너지 ▲가속기 ▲플라즈마 산업 등 거대과학 기반의 첨단 응용분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우주항공 부품 부문에서 매출 비중이 높다. 누리호 발사체에 추진기관·엔진 관련 연소기와 가스발생기 등을 공급해왔으며, 2025년 반기 기준 해당 부문의 매출 비중은 23.3%에 달한다.
비츠로넥스텍은 우주항공 매출 비중이 20% 이상인 기업을 찾기 어려워, 결국 10% 이상인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피어그룹에는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의 헥셀(Hexcel), 글로벌 방산업체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 등이 포함됐다.
이들 비교기업은 모두 연간 매출이 1조~수십조 원대에 달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2025년 반기 직전 12개월(LTM) 기준 한국항공우주는 매출 3조5296억원, 순이익 166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 19조2514억원, 순이익 2조4508억원, 헥셀은 매출 2조6110억원, 순이익 1234억원, 노스롭그루먼은 매출 56조3773억원, 순이익 5조5325억원에 달했다.
반면 비츠로넥스텍은 같은 기간 매출 305억원, 순손실 122억원에 불과하다. 2019년 이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됐으며, 2022년부터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비츠로넥스텍은 2027년 추정 순이익을 76억원으로 잡고,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피어그룹 평균 PER(37.78배)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비츠로넥스텍이 산정에 활용한 피어그룹의 주가수익률(PER)은 한국항공우주 55.97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9.51배, 헥셀 55.07배, 노스롭그루먼 20.56배다. 평균 37.78배에 달한다. 국내외 항공·방산 대기업들이 높은 멀티플을 받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적자 상태인 비츠로넥스텍 역시 고(高) PER을 적용받아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비츠로넥스텍의 추정 매출 및 손익은 기존 핵심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강화 및 계약 확대, 신규 산업군 진출, 정부 정책 로드맵에 따른 예산 증액과 프로젝트 발주 일정, 그리고 원가 절감 방안 시행 효과 등을 전제로 산출됐다. 다만 정부 예산 감축으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 신규 사업 진출 실패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비츠로넥스텍 기업평가를 진행한 NH투자증권은 "원가 절감 목표율이나 수주 성공률 등은 내부 사업계획에 기반한 주관적 판단이 일부 반영된 만큼, 실제 실적 달성 여부는 현재 추정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추정 손익계산서상의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은 과거 실적과의 연속성이 낮아, 시장에서는 해당 추정치를 그대로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평균 37.78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 9946원을 산출했으며, 공모가 밴드는 5900~69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710억~1999억원이다.
비츠로넥스텍이 적용한 할인율은 30.6~40.7%로, 2024년 이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평균(26.2~38.6%)보다 높다. 지난해 같은 우주항공 기업으로 분류되는 이노스페이스(25.0~37.0%), 루미르(21.4~36.7%)보다도 큰 폭이다.
높은 할인율 적용 배경에는 앞선 상장 사례가 자리한다. 이노스페이스의 경우 2023년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4062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주가는 3만1000원에서 1만6560원으로 절반 가까이 급락했으며, 시가총액은 15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루미르의 경우 상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9000원대를 유지 중이다.
비츠로넥스텍은 우주항공 부품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그럼에도 ‘조 단위’ 대형사를 비교기업으로 삼아 밸류에이션을 도출하면서 과대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투자자 안전판을 마련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이노스페이스 사례를 경험한 만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대 밸류와 높은 할인율”이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비츠로넥스텍이 상장 후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실적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
대형 증권사 ECM(주식자본시장) 관계자는 "적자 기업은 미래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을 하기 때문에,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을 경우 글로벌 대형사를 포함하기도 한다"며 "다만 적자 기업이 조 단위 매출·순이익 대기업과 단순 비교되면 과대 밸류 우려는 존재하고, 더 나아가 너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심사 과정에서 조정되거나, 상장 후 평가(주가)로 걸러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