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네이버 블로그가 달라진 이유
네이버 블로그를 10년 넘게 이용해본 이용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네이버 블로그는 여타 다른 SNS와는 좀 다른 성격의 공간이다.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일반적인 SNS는 문이 없는 내집(비공개 계정이 아니라면) 느낌이라면 블로그는 어느 정도 담을 쌓아놓고 취향이 비슷하거나 실제 지인 등 내 집 주변에 사는 블로그 이웃과 소통하는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블로그는 숏폼이 아니라 롱폼 SNS다. 블로그를 이용한지 10년이 넘은 나를 비롯한 많은 이용자들이 줄글로 자신의 근황을 기록하며 더 내밀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숏폼 SNS의 시대라지만 네이버 블로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이 자신들만의 기록장으로 블로그를 쓰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런 블로그가 변했다. 서비스 출시 22년을 맞은 네이버 블로그는 8일, ‘기록의 발견, 즐거운 연결’이라는 새로운 슬로건과 함께 ▲발견과 탐색 ▲관계와 커뮤니티 강화를 중심으로 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연령별, 성별, 주제 등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웃 관계, 관심사 및 활동 이력 등을 분석해 이용자가 취향에 맞는 게시글을 탐색하고,새로운 관심사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기에는 거창한데 이같은 개편을 두고 이용자들의 반응은 만만치 않다. 당장에 개편을 소개하는 공식 블로그 게시글에는 천개가 넘는 불만 댓글을 달려 있는 상태다.
사실 나만 하더라도 이번 개편이 크게 반갑지는 않다. 감히 예상컨대 나와 블로그 이용 패턴이 비슷한 이용자라면 자신의 취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블로그를 사용하는 목적이 뚜렷하며 내 취향을 분석한 AI라고 해도 딱히 추천을 받고싶지 않다. 자신의 구독한 블로그 이웃의 새글만 있던 블로그 타임라인에 궁금하지도 않은 모르는 사람의 새글이나 연령별 추천 게시글이 뜨는 것을 보며 ‘낯선 이의 침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현대인들에겐 물리적인 내방 말고도 SNS 역시 ‘내 공간’처럼 여겨진다. 어떻게 보면 그 공간은 여러 개다.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엑스 계정, 일상을 짧게 기록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네이버 블로그는 이용자들의 어떤 자아가 담겨있는 것일까?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이를 수익성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고민과 시도는 네이버 블로그 뿐만 아니라 여타 모든 SNS들이 그렇다.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요라는 의도에서 고안됐지만 이같은 시도들이 ‘내 공간의 침범’으로 느껴진다면 그게 과연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