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HBM 우위 2027년까지?…삼성 엔비디아 퀄 통과로 추격 본격화
SK하이닉스, HBM 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률 55%·점유율 1위 삼성, HBM3E 12단 엔비디아 퀄 통과…공급망 진입 성과 중국 우시 팹 리스크·설비투자 부담…2030년까지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효과로 글로벌 D램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제품으로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2027년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추격과 중국 리스크가 본격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하워드 테크인사이츠 메모리(DRAM 부문) 시장 담당 이사는 “SK하이닉스는 HBM 기술력과 수율 덕분에 최소 2027년까지는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에는 삼성의 신규 팹 가동과 공정 전환 속도에 따라 시장 균형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추격·중국 리스크…투자 부담까지
최근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퀄)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판도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은 여러 차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넘지 못해 기술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성과로 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어 세 번째로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게 됐다. 초기 물량은 크지 않지만, 향후 차세대 HBM4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대표적인 리스크가 중국 우시(Wuxi) 팹이다. 이 공장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영향으로 차세대 노광 장비 도입이 제한돼, 사실상 1A 공정에 묶여 있다. EUV(극자외선) 장비를 들여올 수 없어 선단 공정 전환이 불가능한 구조다.
테크인사이츠는 우시 팹의 공정이 사실상 고립돼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의 규제와 고객 인증 불확실성까지 겹칠 경우 매출·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030년까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CapEx) 부담도 무겁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연간 투자 규모는 2024~2025년 50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를 웃돌며, 2030년에는 신규 팹 한 기 건설 비용이 200억 달러(한화 약 28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BM은 공정 난도가 높아 장비 소모가 크고, CapEx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전체가 연간 10% 이상 웨이퍼 증설이 불가피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투자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HBM 지위는 여전히 확고
다만 테크인사이츠는 현시점에서 하이닉스의 지위는 확고하다고 분석했다.
테크인사이츠 ‘메모리 마켓 웨비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32%), 마이크론(22%) 순이다. 전통적으로 삼성(40%)·하이닉스(30%) 구도가 이어졌지만, HBM 약진으로 판도가 뒤집힌 셈이다.
수익성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70억 달러, 영업이익률은 55%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보다 33%p, 마이크론보다 20%p 이상 높은 수치다.
웨이퍼당 영업이익도 4000달러 이상으로 삼성전자(1000달러), 마이크론(2000달러대 초반)을 크게 앞섰다.
이는 전체 D램 출하 비트 중 HBM 비중(비트 믹스)을 13%까지 끌어올린 결과로,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이 가격 방어력과 고객 선택권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하워드 이사는 “SK하이닉스가 현시점에서 HBM 덕분에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직면한 설비투자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앞으로 몇 년은 기술 경쟁력과 투자 전략을 동시에 시험받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