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대리기사, 개인정보 보호는 어떻게 되고 있나?
기사 번호 그대로 노출, 현실적인 보호책은 부족 전문가들, 노동자 보호 필요성 강조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전국적으로 카카오T 플랫폼에 등록된 대리기사는 약 17만 명, 택시기사는 약 22만 6천 명에 달한다. 여성 기사만도 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플랫폼 시스템은 여전히 손님 중심 설계로 운영되고 있어 노동자의 개인정보와 안전이 충분히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 번호 그대로 노출, 현실적인 보호책은 부족
현재 카카오T에서는 기사와 손님 간 전화 연결 시, 기사 핸드폰 번호가 그대로 손님에게 전달된다. 발신번호 제한 기능(*23)을 사용하면 번호를 숨길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 손님이 많아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최근에는 실제 위험 사례도 보고됐다. 한 택시기사는 차량 안에 놓고 내린 손님의 휴대폰을 발견하지 못하고 귀가했다. 다음 날 아침, 초인종 소리에 일어나보니 수십 통의 전화가 와 있었고, 손님은 위치 추적을 통해 기사 집까지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건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노동자 안전과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기사 현장의 목소리
서울 중랑구에서 수년째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박으뜸 기사(49세)는 “카카오는 항상 정책이 딱 기사는 뒷전”이라며, “어떻게든 운행을 시키려고만 하지, 기사들 안위는 신경 안 쓴다”고 힐난했다. 플랫폼 설계가 기사 편의보다 고객 편의와 운행 효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식 입장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공식적으로 “문의주신 내용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나 시행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부 검토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 노동자 보호 필요성 강조
전문가들은 “플랫폼 설계가 고객 중심으로 되어 있어, 노동자의 개인정보는 상대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특히 여성 기사와 같이 사회적 취약성이 있는 경우, 개인정보 노출은 스토킹, 성희롱, 범죄 피해 가능성으로 직결될 수 있어 큰 위험 요소가 된다. 전국 수만 명의 기사 중 상당수가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개선 방안 제언
1. 중계번호·가상번호 도입
기사와 손님 간 실제 번호 대신 플랫폼이 발급한 가상번호로 통화 및 문자 중계.
2. 위치 정보 최소화
호출 완료 후 일정 시간 이후 자동 삭제, 장거리 호출 시 위치 공개 제한.
3. 긴급 대응 시스템 마련
위협·스토킹 상황 신고 시 즉시 대응 가능한 매뉴얼과 지원 체계 구축.
4. 교육 및 안내 강화
기사들에게 발신번호 제한, 가상번호 사용법 등 개인정보 보호 방법 교육.
플랫폼 노동자 수만 명의 개인정보와 안전은 단순히 내부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신뢰성과 직결된다. 카카오T를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이 고객뿐 아니라 기사 개인정보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식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실질적인 정책 개선과 안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