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손실흡수력 관리 5대 은행 중 '으뜸'... 비결은?
상반기 말 NPL커버리지비율 214%...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200% 상회 적극적인 NPL 관리 및 충당금 적립 효과... 부실채권 상·매각 확대 업계 "농협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 유지... 손실흡수력 현 흐름 이어갈 듯"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은행이 주요 은행 가운데 손실흡수력을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부실채권 관리에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효과 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이 경기 하방 위험 등에 대비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 중인 만큼, 당분간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 말 기준 농협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14.2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14.51%) 대비 0.2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6개월 동안 사실상 비율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에 대비해 금융사가 쌓아둔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사의 손실흡수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은행권은 150% 수준에서 NPL커버리지비율을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올 상반기 말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중 유일하게 NPL커버리지비율 200%대를 사수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적게는 13.37%p에서 많게는 67.87%p까지 비율이 떨어진 끝에 일제히 190%를 하회하는 NPL커버리지비율을 기록했다. 즉, 그만큼 농협은행의 손실흡수력 관리가 우수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농협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배경 중 하나로는 부실채권의 증가폭이 다른 은행 보다 비교적 적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실제로 하나·우리·신한은행 등 3개 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서 올 상반기 사이 평균 NPL 잔액 증가율이 43%에 달했던 반면, 이 기간 농협은행의 NPL 잔액 증가율은 19.46%에 그쳤다. 농협은행으로서는 적극적인 부실채권 관리가 우수한 손실흡수력으로 연결된 셈이다.
여기에,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에 선제 대응하고자 꾸준히 충당금을 쌓아왔다는 점도 농협은행의 손실흡수력 유지 요인으로 언급된다. 당장 올 상반기 말만해도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3조28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9% 늘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 대부분이 경기 불황에 따른 부실자산 증가 탓에 손실흡수력 저하를 겪고 있지만 농협은행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며 "물론 NPL커버리지비율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2022년 3분기·314.54%)보다는 적잖이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타행과 달리 200%대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농협은행이 주요 은행 중 최상위 수준의 손실흡수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농협은행이 과거 조선·해운업 부실 여신 사태 등을 경험한 이후 줄곧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역시 부실채권 상·매각을 대폭 늘리는 등 선제적인 부실자산 정리에 집중하며 한층 촘촘하게 손실흡수력을 관리했다. 올 상반기 말 농협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7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53% 증가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부실자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농협은행의 손실흡수력도 얼마든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농협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 및 충당금 적립 규모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농협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이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