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투자 말자? 커지는 반미감정... 실익은?

무리한 투자요구, 한국인 구금으로 反美감정 고조 갈수록 커지는 대미 수출 비중, 간과할 수 없는 시장 25% 관세도 고정 아니야, 미국과의 관계 잘 풀어야

2025-09-17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16일 업계 보도와 온라인 여론을 종합하면, 국내 반미정서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상당액을 현금출자 방식으로 요구한 것부터 '무리한 요구'라는 의견이 나오다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달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들을 연행한 사건이 미국에 대한 국민적 감정을 악화시켰다.

네티즌들은 조지아주 한국인 연행사건에 대해 "굴욕적이다", "더 이상 미국은 동맹이 아니다"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관세 25%를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7월 타결된 한-미 관세 협정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의견이다. 

최근 비영리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선임연구원 딘 베이커가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하느니, 그 돈으로 자국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낫다"는 논평을 내놓으며 해당 의견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 안미경중 아닌 안미경미 시대, "미국 시장 포기는 안돼"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은 근본적인 국가경제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인만큼 감정적 동요에 의해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 수출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대미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굵직한 산업에서 미국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으로의 수출은 2010년대부터 꾸준히 25% 내외를 기록하며 한국 수출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2년에 그 비중이 22%대로 하락한 이후 2023년에는 교역 19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지며 18%대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2010년대에 10%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2022년 16%를 기록한 이후, 2023년과 2024년엔 18를 넘어섰다. 한국의 수출경제에서 중국과 미국의 중요도가 비슷해진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며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아닌 '안미경미(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특히 자동차는 미국이 한국 수출 지표를 좌우하는 수준이다. 최근 산업부에서 대미 자동차 수출이 줄어도 전체 자동차 수출은 증가했다는 통계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미국향 자동차 수출액은 21억 달러에 육박해 전체(55억 달러, 8월 기준)의 30%를 웃돈다.

▲ 25% 관세도 고정 아니야... 미국과의 관계 중요

김정관 산업통산부 장관 역시 대미 투자 및 관세 협상에 대해 "어떻게든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16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3500달러를 내느니 협상을 엎자'는 의견에 대해 보수적인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김 장관은 "우리가 투자하는 3500억 달러를 미국이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마스가(MASGA,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사업처럼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인도나 스위스, 중국을 보면 (협상이) 안되면 관세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도 관세가 25%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에도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정부의 큰 목표는 변함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관세 협상에 기한을 따로 정해두지 않겠다고 발표한 만큼, 협상이 얼마나 장기화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