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수요 증대 하는데…신한은행만 ‘1억원 접근장벽’, 금융포용성 과제

- 정부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대상 확대…30억8000만원 시범운영 성과 - 은행별 장애인 신탁상품 가입조건 제각각…신한 1억원 진입장벽 vs 타행 제한없어 - 일반 신탁 대중화 확산 속 장애인 신탁만 접근성 차이…금융포용성 과제 대두

2025-09-17     나아영 기자
우리은행장애인사랑신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대되면서 정부가 관련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간 은행들의 장애인 신탁상품은 가입 조건 차이로 접근성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신한은행 장애인 신탁상품은 최저 1억원부터 가입이 가능해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장애인 신탁상품은 가입금액 제한을 두지 않아 금융접근성에서 대조적인 모습이다. 각 은행이 장애인을 위한 특별부양신탁을 단일 상품으로만 운영함에 따라 고객의 선택권은 제한적인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지원서비스 제공 업무를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하는 내용을 담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2일부터 재산관리 지원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며, 내년도 지원 인원은 올해보다 3배 증가한 450명으로 확대된다.

국민연금공단이 2022년 5월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관리한 발달장애인 재산은 30억8000만원 규모에 달하며, 생활비나 용돈, 공과금 등으로 5532회 사용을 지원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정부 서비스 확대와 달리 은행별 장애인 특별부양신탁 가입 조건의 격차는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장애인평생케어신탁'은 최저 가입금액 제한 없이 금전재산 최대 5억원, 부동산은 금액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월 150만원의 생활비를 포함해 의료비, 간병비, 특수교육비 등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증여세 부담 없이 원금 인출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우리장애인사랑신탁'과 하나은행의 '하나 리빙트러스트'는 모두 최저 가입금액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소액 자산 보유자도 접근할 수 있다. 각 상품은 모두 5억원까지 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며, 의료비·간병비·특수교육비 목적으로 중도 인출을 허용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반면 신한은행의 '신한 S Life Care 장애인 신탁'은 최저 1억원부터 가입할 수 있어 소액 자산 보유자에게는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중증 장애인 등 법에서 정한 장애인을 가입대상으로 하며, 자익신탁형과 타익신탁형으로 구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상황은 일반 신탁상품의 대중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유언대용신탁 최소 가입금액을 기존 10억원에서 1000만원으로 100분의 1 수준까지 완화했으며, 농협은행도 6월 3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낮춘 상품을 재출시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2017년부터 1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리빙트러스트'를 운영하고 있어, 일반 신탁의 접근성 개선과 장애인 신탁의 제한적 현실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4월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과 방안'을 발표하며 장애인 특별부양신탁 제도의 활용도가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엄격한 요건으로 인해 실제 활용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 차원의 재산관리 서비스 확대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 신탁상품의 활용도가 저조한 상황에서 정부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 장애인 재산관리 시장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며 "금융기관들도 가입 조건 개선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반 신탁상품들이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추는 등 접근성 개선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장애인 신탁도 이런 대중화 흐름에 맞춰 진입장벽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