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선거 톺아보기] 운용업계 출신 피로감 누적…금투협 수장 이번엔 ‘증권맨’ 차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현승 KB운용 전 대표 공식 출마…업계 시선은 엇갈려 대형 증권사 표심이 당락 좌우,'증권사 회장론' 부상 업계 무관심 속 잠재 후보군...추석 이후 본격 행보 전망

2025-09-17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금융투자협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지만, 업계의 관심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본격적인 표심 경쟁은 추석 이후에나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대형 증권사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증권사 출신 회장론'이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황성엽·이현승, 공식 금투협회장 출마자 등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성엽 사장은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한 뒤 38년째 한 회사에서 근속해온 정통 증권맨으로, 2020년 6월부터 신영증권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은행 중심의 금융 체제를 IB(투자은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세우며, 금투협이 그 중추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현승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로, 메릴린치·SK증권·코람코운용·현대자산운용 등 민·관을 두루 거쳤다. 금투협 비상근 부회장,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2018년 KB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뒤 2021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해 ETF와 위탁운용 사업에 주력했고, 2022~2023년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무관심 속 '증권사 회장론' 확산

출마를 공식화한 두 후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엇갈린다. 황 사장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의 출마자"라는 반응과 함께, 대형 증권사 CEO급 인사에 비해 네임밸류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장 경험과 내부 결속력은 강점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전 대표의 경우 "관료 출신이라는 장점은 있으나, 업계를 대표할 만한 존재감은 부족하다"는 평이 따른다. 현직 협회장 역시 운용사 출신으로 임기 내내 업계와 괴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에는 증권사 출신이 협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또 다른 운용사 출신을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금투협 회장은 회원사 협회비 분담금 비율에 따라 표 가중치가 달라지는데, 대형 증권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대형사의 선택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결국 판세는 미래에셋과 한국투자가 어디를 지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두 회사가 움직이면 나머지 표심은 쉽게 따라간다"고 말했다.

정식 출마 선언은 아직 없지만, 시장에서는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 등 '서울대 82학번 라인'이 강력한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동시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둘 중 한 명이 나선다면 상당한 표심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흥미로운 점은 업계 다수 증권사들이 이번 선거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업계는 지금 협회장 선거보다 금융위, 금감원이 어떤 규제나 정책 방향을 내놓을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협회장 선거는 추석이 끝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판이 짜일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직 '대세론'으로 부각될 만한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전반적인 기류는 '증권사 회장론'으로, 과거 운용사 출신 회장이 보여준 한계를 반면교사 삼아 증권업계 이해관계를 폭넓게 조율할 수 있는 인물에게 표심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서유석 현 협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서 회장은 2023년 1월 제6대 금투협 회장에 취임해 올해 말 3년 임기를 마친다. 퇴직연금 활성화를 목표로 도입한 '디딤펀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지만, 공모펀드 직상장과 법인지급결제 등 숙원 과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금투협에 따르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11월에 구성될 예정이며, 이때 서류 접수 과정에서 서 회장이 출마 여부를 공식화할 경우 연임 의사가 확인될 전망이다.

황성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