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SC제일은행] ① '글로벌 스탠다드' 내부통제도 무용지물... 금융사고 청정지역은 '옛말'

제일은행, 올 들어 금융사고 연달아 발생... 내부통제 문제 '급부상' 금감원 검사서 내부통제 지적 쏟아지기도... 경영유의·개선사항만 11건 내부통제 실패로 지난해 과징금 등 6억원 이상... '중징계' 기관경고 당해 업계 "제일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선진적이지만 '실행'은 부족해"

2025-09-17     이준성 기자
[사진=SC제일은행]

외국계 은행의 대표격인 SC제일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흔들리고 있다. 해외 본사에 대한 거액 배당 기조로 인한 국부 유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환원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본업 경쟁력과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임원진의 고연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자산 규모에서 지방·인터넷은행을 압도하는 등 외형은 크게 키웠지만 정작 내실 측면에서는 다수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최근 제일은행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각 항목별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의 내부통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금융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그간 제일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관련 지적이 적지 않았던 만큼 '예견됐던 일'이 일어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제일은행이 내부통제 체계만 '글로벌'하게 정비할 뿐 제대로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 또한 뒤따른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 제일은행은 여신거래 관련 부당서류 징구로 130억31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 4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제일은행으로서는 2년 넘게 부당 여신거래가 이어졌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해당 사고를 두고 제일은행이 내부통제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제일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 2월에도 세종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사기와 관련해 14억679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의 연이은 금융사고에 대해 '터질 게 터지고 있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의 조사 등을 통해 제일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상당수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타 은행과 달리 제일은행의 경우 이전까지 별다른 대형 금융사고가 없어 금융사고 청정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잇따른 금융사고 등으로) 호평이 무색해지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검사 결과만 봐도 제일은행의 내부통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비중이 상당하다"며 "근래 제일은행에서 금융사고 등이 연달아 일어난 것은 어떻게 보면 예견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제일은행은 금융감독원의 정기·수시검사를 통해 내부통제로만 도합 11건에 달하는 경영유의사항과 개선사항을 지적받았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은 제일은행이 ▲외국환거래업무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신고 ▲은행 점포 폐쇄 ▲재산상 이익 수령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자 관리 ▲구속성 판매 간주행위 ▲임직원이 본인에 대한 대출을 스스로 취급하는 행위 ▲외환파생상품 취급 ▲외환파생상품 거래실적의 은행연합회 송부 ▲비예금상품 판매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준수 등에서 내부통제가 미비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제일은행은 지난해 내부통제 문제로 총 6억1139만원에 육박하는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금감원이 지적한 외국환거래업무와 재산상 이익 수령 등과 관련한 내부통제가 원인이 됐다.

특히 재산상 이익 수령 관련 내부통제 문제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처분으로도 이어졌다. 현행법 등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투자매매·중개 계약의 체결과 관련해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부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 받아서는 안되지만, 제일은행 A부서는 펀드 홍보 행사를 개최하면서 자산운용사들로부터 1930만원의 상당의 호텔 상품권을 제공받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업계에서는 제일은행이 관련 체계 정비에만 매달렸을 뿐 구축한 시스템을 '실행'하는 부분에서는 부족함을 노출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나오고 있다. 투자상품의 신규 제휴와 중단, 자산운용사 선정 등을 의결하는 '집합투자상품협의체'를 마련하는 등 외국계 은행답게 '글로벌 스탠다드'한 내부통제 체계를 수립했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아 내부통제 문제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금융당국도 제일은행이 구축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일례로, 금감원은 제일은행 A부서의 호텔 상품권 수수 건을 "형식적인 점검만 수행해 관련 부서의 부당한 재산상의 이익 수령에 대해 사전적인 통제에 실패한 사례"라고 언급하며 "실질적인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선진적인 내부통제 기준을 갖췄어도 기준을 지키겠다는 조직 전체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융사고 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제일은행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임직원의 내부통제 의식 수준 또한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일은행에 금감원 정기·수시검사 결과에 따른 내부통제 개선 여부 등을 문의했으나 제일은행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