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美 관세’ 직격탄 수출기업에 긴급 유동성…전국 상담창구·현장 컨설팅 가동

전국 영업점 ‘관세 대응 창구’ 신설…현장 컨설팅·금리 감면으로 유동성 지원 현대차·기아·무보와 6300억원 공동 프로그램…환리스크·무역금융 패키지 강화

2025-09-16     박금재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미국 상호관세 시행 여파로 자금 경색이 우려되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위해 하나은행이 현장 중심의 맞춤형 금융지원을 시작했다. 신용평가 기준 완화 검토와 금리 감면, 글로벌 현지금융 강화 등을 묶은 패키지를 제시하며, 전국 영업점에 ‘관세 대응 및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신설하고 본부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는 ‘현장 컨설팅’도 병행한다.

지난 15일 시흥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수출기업 금융지원 간담회’에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시흥 지역 10개사가 참석했다. 기업들은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수출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용등급 하락, 대출한도 축소,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간담회에서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신용평가 심사기준의 탄력적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단기 운전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신속 지원과 금리 감면을 추진하고, 해외 현지에서 필요한 거래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금융 라인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은행은 현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모든 영업점에 ‘관세 대응 및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설치한다. 수출금융, 기업여신, 외환수수료, 경영컨설팅 등 관세 이슈와 직결된 상담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단순화한다는 계획이다.

상담창구와 별도로 본부부서 전문가가 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컨설팅’도 즉시 가동한다. 기업별 관세 노출도와 현금흐름 구조를 진단해 필요한 자금·환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승인 속도가 필요한 건은 신속 심사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간담회에 앞서 이 행장은 ‘자동차 산업 수출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의 1호 지원 기업인 서진산업 시흥 본사를 방문했다. 공급망 안정에 필요한 금융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생산시설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8월 현대차·기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하나은행 300억원, 현대차·기아 100억원 등 총 400억원을 공동 출연해 보증·보험 등을 연계하고, 최대 63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은행은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관세 영향권에 든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시설자금, 외환·무역금융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환헷지와 수수료 감면, 결제 조건 다변화 컨설팅까지 묶어 ‘자금–환리스크–거래조건’ 세 축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호성 행장은 “선제적 금융지원으로 수출기업의 투자와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적시성 있는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의 요구를 정책·상품 구조에 반영해 관세 충격의 실물경제 파급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안전판도 마련됐다. 하나금융그룹은 관계사 하나은행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3조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공급을 포함, 총 3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 중이다. 관세 피해가 확인된 기업에는 우선순위 배정과 심사 간소화로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선 이번 조치가 ‘현장-본부-그룹’ 삼중 안전망을 갖춘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유동성 공급과 함께 환리스크 관리, 거래조건 개선까지 병행해야 관세 충격의 2차 파급(신용등급 하락·금리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나은행의 프로그램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넘어, 수출기업의 체질 개선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