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대위 "30년전 관치금융으로 회귀"…정책모순 비판

- 2009년 공공기관 해제 후 재지정…'정책 모순' 지적 - 영국·호주 쌍봉형 체계 사례로 구조적 한계 경고 - 18일 국회 집회부터 25일 본회의까지 연속 투쟁

2025-09-15     나아영 기자
[사진=금융감독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강화를 표방한 조직개편이 역설적으로 30년 전 IMF 위기 당시 관치금융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국회에 전달됐다. 금융감독원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윤한홍 정무위원장과의 긴급 면담에서 "재정경제부 통제 강화는 1997년 독립적 감독기구 설립 원칙과 정면 충돌한다"며 조직개편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개편안의 골자는 금융위의 국내 금융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 기능을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5일 정부조직법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내년 1월 2일부터 실제 조직 개편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윤태완 비대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개편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소비자보호 강화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해 감독 독립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9년 독립성 보장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해제한 조치를 되돌리는 것은 명백한 정책 모순"이라며 "감독정책과 집행 간 분리로 인한 비효율성과 책임성 약화 문제를 방치한 채 오히려 퇴보한 개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소원 분리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영국과 호주의 쌍봉형 감독체계 운영 사례를 근거로 우려를 나타냈다. "10년 넘게 쌍봉형 체계를 운영한 영국에서도 규제기관 간 조직 이기주의와 감독권한 중첩으로 금융혁신과 산업 성장이 저해됐다"는 것이다. 이어 "업무 분절과 정보 공유 제한으로 감독기구간 책임회피와 전가 여지만 늘어나 결국 금융소비자 피해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봉형 체계에서는 업무 영역 다툼으로 정작 소비자 보호는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는 더욱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비대위는 "재정경제부의 강력한 통제를 허용해 IMF 외환위기를 초래한 관치금융의 망령을 되살리는 시도"라고 강력 규정했다. 이와 함께 "행정관료 통제가 아닌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회의 직접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금감원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도 함께 제시됐다. 비대위는 금감원장 인사청문회 실시와 금감원 운영의 정치적 중립 강화 방안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청했다. 아울러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 기능 강화를 통한 개선책을 제시하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한 합리적 결정"을 촉구했다.

한편, 금감원 비대위는 앞으로의 투쟁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18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25일 정부조직법 본회의까지 연속 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 직원들은 지난주부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와 매일 오전 8시 20분 전 직원 집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휴가를 내고도 18일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투쟁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