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 봇물인데…신한투자증권, 나홀로 감소
한국투자증권 작년 5위에서 올해 1위로 급부상 투자자 보호 앞세운 신한, ELS 발행 뒷걸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우호적인 증시 환경 속에 주요 증권사들이 고수익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경쟁에 뛰어드는 사이, 불과 1년 전 업계 1위였던 신한투자증권은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실패로 1300억원대 손실을 내며 “리스크 관리” 기조를 앞세웠지만, 결과는 발행 축소와 시장 점유율 추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경쟁사들은 정반대 흐름을 탔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액이 전년 1조222억원에서 1조8514억원으로 81.1% 증가,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NH투자증권도 1조3593억원에서 1조7891억원으로 21.6% 늘리며 2위권을 굳혔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은 1조4892억원에서 1조2864억원으로 13.6% 감소, 순위는 1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1월1일~9월9일) 현재까지 누적 전체 증권사 ELS 발행 규모는 14조23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1% 늘었다.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조기상환이 잇따르고, 재투자가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한 덕분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가 모든 증권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ELS 발행 규모가 최근 몇년간 감소했으나, 최근 국내외 증시가 우상향을 이어가고 해외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매력적인 금리로 신규 발행되면서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들은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내세운 신상품이나 ‘리부트’ 구조를 선보이며 시장을 확대한 모습이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액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ETF 선물매매 손실을 계기로 내부통제를 대대적으로 손본 것이 발행 전략에도 영향을 줬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더구나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목표로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발행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품 경쟁력 격차도 뚜렷하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노낙인’ 상품만 취급한다. 낙인 조건이 없는 만큼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률은 10% 미만에 머문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청약 중인 상품에서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17% 수익률을, NH투자증권도 온라인 전용 ‘N2 ELS’로 연 12%(세전)를 제시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무리한 발행 확대보다는 투자자 보호와 상품 지속 가능성, 시장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저낙인 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노낙인 상품 중심으로만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부트’ 등 새로운 구조 상품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