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반기 금융사고 1746억…내부통제 ‘책무구조도’ 실효성 도마에

상반기 51건·피해 1746억…지난해 연간(38건·1218억) 이미 추월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도 사기 급증…형식 넘어 실질 통제 점검 요구

2025-09-10     박금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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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 규모가 1700억원을 넘어섰다. 사고 건수와 피해액 모두 작년치를 이미 상회하면서,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내부통제 강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시중은행 7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51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피해액 합계는 1746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의 사고 건수(38건)와 피해액(1218억원)을 모두 넘어선 수치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빈발’과 ‘대형화’가 동시에 진행된 셈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은행 직원 등이 속임수를 통해 부당 이익을 얻거나 고객에 손실을 입힌 ‘사기’가 급증했다. 사기 사고는 2020년 8건에서 올해 37건으로 4배 넘게 늘었고, 피해액도 43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부통제 제도의 작동 여부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등 다양한 예방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억제 효과가 충분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책무구조도는 주요 업무별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을 내부통제 관리 소홀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제도의 취지는 명확한 책임소재를 통해 위험 관리를 선제적으로 끌어올리자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는 반대로 움직였다. 사고가 늘고 피해액이 커졌다는 점에서, 책무구조도가 현장의 업무 분장·승인 절차·사후 점검까지 촘촘히 연결되지 못한 ‘설계–운영 간 간극’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안팎에선 사전 경보 체계, 권한 분리 및 이중 승인, 거래 로그의 상시 모니터링 같은 기본 통제 요소를 실무에 더 깊이 내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직문화와 성과평가 방식까지 포함한 광의의 내부통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신장식 의원은 “금융사고 발생을 줄이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책무구조도를 도입했지만 금융사고의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은행들과 금융감독당국은 형식적인 제도 도입을 넘어 실질적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제도’에서 ‘실행’으로의 전환이다. 감독당국의 점검 강화와 함께, 각 은행이 사고 데이터 공개 범위를 넓히고 재발 방지 조치의 이행 결과를 주기적으로 점검·공개할 때, 통계의 방향이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