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일본 車시장, 공략처는 EV... 테슬라가 선봉

일본, 수입차 시장 ‘확장세’…EV가 선봉에 섰다 상반기 수입차 등록 7.3%↑…EV는 30% 넘게 급증 테슬라 독주 속 현대차도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일본 공략

2025-09-05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자동차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입 전기차가 일본시장을 파고들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2025년 상반기 일본의 외국 브랜드 차량 등록 대수는 12만 21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2023년 이후 정체됐던 수입차 시장이 2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수입 전기차의 약진이다. 올 상반기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1만 41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하며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수입 브랜드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14.6%에 달하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2020년 말 20개 모델에 불과했던 수입 전기차 라인업도 현재 173개 모델로 9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 로컬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전략에만 집중하면서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약진을 이끌었다. 닛산 리프는 출시한지 15년이 됐고, 토요타의 bZ4X는 중국을 겨냥한 모델로 일본 내에서 제대로 브랜딩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올해 8월까지 테슬라는 일본에서 작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약 659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에서 테슬라가 가장 많이 팔린 해인 2022년 연간 판매 대수(약 5천900대)를 넘어선 수준이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만 일본에서 212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3월에는 한 달 판매만 1200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닛산 리프(1133대), 토요타 bZ4X(85대) 등 일본 토종 EV 모델 판매를 크게 웃돌며, 사실상 일본 내 전기차 시장 저변 확대를 테슬라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테슬라가 지난 5월부터 기간 한정으로 모델3의 가격을 인하하고 지난해 14곳에 그쳤던 점포망도 25곳으로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 8월 일본에서 탑승자 감독 의무 하에 자율주행 FSD를 시행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우선적으로 FSD를 선보이며, 일본 전기차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테슬라가 선봉에서 일본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며, 현대차와 BYD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현대차는 올 1~8월 일본에서 총 648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618대)보다 많은 수치다. 현대차가 올해 일본에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BYD는 작년 일본에서 222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54% 성장했다. 올해 5월에는 씨라이언(Sealion) 출시 효과로 416대를 등록하며 최고 월간 실적을 달성했다. BYD는 올해까지 일본 내 소매 매장을 10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워낙 자국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연기관과 풀하이브리드가 강세라 전기차의 시장 파이 자체는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테슬라가 직접 충전시설까지 설치해가며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전기차 점유율이 커지면 현대차, BMW, BYD 등이 점유율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