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은행권, 해외법인 내부통제도 '시끌'

신한·우리·국민은행, 해외법인 내부통제 문제로 '도마 위' 현지 채용 직원 횡령, 외부인 사기 등 발생... 현지 당국 제재도 잇따라 업계 "은행 해외법인, 국내 대비 구조적으로 감시 수준 낮아" "은행권, 글로벌 사업 확장에 맞춰 해외 내부통제 시스템도 강화해야"

2025-09-05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지속적인 금융사고로 비판을 받는 국내 주요 은행이 최근 해외법인의 내부통제 문제로도 연달아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국내 대비 구조적으로 취약한 관리·감독 체계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맞춰 해외법인 등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베트남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채용 직원의 횡령 혐의가 확인됐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금융사고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 5개월에 걸쳐 일어났으며 사고금액은 37억4880만원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현지 회계법인 및 당국 등과 논의를 거쳐 이번 사고를 실적에 반영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1078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우리소다라은행에 허위로 의심되는 내용이 담긴 수출대금 지급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해당 사고를 실적에 반영했으며,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325억원)은 전년 동기(944억원) 대비 무려 65.6% 급감했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의 내부통제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KB뱅크는 국민은행이 인수한 2020년 이후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28번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 미제출, 중간재무보고서 미제출 등 시장의 신뢰와 관련 재무건전성 사안에 대한 투명성을 지적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유성갑)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KB뱅크의 내부통제 수준이) 매우 심각한 그런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각 은행 해외법인 내부통제 문제가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 채용 인력 등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은 데다가 국가별로 문화와 규제 환경 등의 편차가 적지 않은 만큼 국내에 비해 금융사고 예방 시스템을 포함한 내부통제 체계 자체가 상대적으로 허술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해외법인이 각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지점 대비 감시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은 일정 부분 사실"고 전했다. 이어, "은행들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확장되고 있지만 해외법인 등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는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때문에 당분간은 주요 은행의 해외법인에서 내부통제 '이슈'가 이따금씩 터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법인의 내부통제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업계에서는 은행권이 해외 사업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금융 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 매뉴얼 고도화를 포함해 현지 인력에 대한 채용 및 관리 체계 정비, 전산시스템 모니터링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우리 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에 해외 사업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과 우리은행 두바이지점에 각각 경영유의사항 5건과 3건을 통보했다.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에는 금융사고 예방대책 관련 내규 강화 등을, 우리은행 두바이지점에는 유동성리스크 관리 업무 강화 등을 각각 주문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법인에서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하면 각 은행의 실적과 브랜드 신뢰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까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은행들은 해외 진출 국가에 대한 현지화 및 마케팅 전략 등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