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공여금 40조 돌파…대형사 확장 속 중소형사 ‘출혈 경쟁’ 부메랑

NH·키움·미래에셋 등 대형사 안정적 성장세 시현 한화·IBK·상상인 등 중소형사 잔고 역행 중소형사, 금리 인하·이벤트 효과 미미…출혈 경쟁만 심화?

2025-09-04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한국기업평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공여금이 40조원을 돌파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사들은 외형을 빠르게 확대하며 신용공여 시장을 주도한 반면, 중소형사들은 금리 인하와 각종 이벤트를 내걸고도 잔고를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4일 한국기업평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기준 주요 25개 증권사의 신용공여금 합계는 43조48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6%(3조8315억원) 증가했다. 새 정부 정책 기대와 저평가 매력에 힘입은 증시 반등세가 빚투 수요 확대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 2399.49에서 올해 6월말 3071.70으로 오르며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같은 기간 678.19에서 781.5까지 상승했다.

대형사, 신용잔고 확대 견인…중소형사, 출혈 경쟁에도 ‘역성장’

NH투자증권은 30일 이하 단기 구간 금리를 낮추면서 1년간 21.43%(7737억원) 잔고를 늘리며 증가분 1위를 기록했다. 증가분 기준으로 KB증권(17.52%·5420억원), 대신증권(30.10%·5301억원), 하나증권(16.93%·48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키움증권은 기간별 금리 조정 효과로 11.49%(4611억원) 늘었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별다른 이벤트 없이 각각 7.19%(4655억원), 7.38%(2443억원) 증가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주식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내놓고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연 3.98% 금리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집계 기간 신용공여금은 오히려 1조145억원에서 8847억원으로 12.79% 줄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 변동성을 감안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운영했다"며 "올해 들어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으며, 5월 출시한 '주식대출 갈아타기'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단기 금리를 인하하고 신규 고객에 최대 6개월간 연 3.49% 금리를 적용했지만, 잔고는 3701억원에서 3623억원으로 2.11% 감소했다. DB증권도 사명 변경을 기념해 연 3.95% 특별 금리 이벤트를 내놨으나, 신용공여금은 6464억원에서 6262억원으로 3.13% 줄었다. IBK투자증권(-7.01%), 상상인증권(-37.57%) 역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4.21%), 유안타증권(+5.14%), 현대차증권(+2.43%), iM증권(+1.16%) 등은 소폭 증가세를 시현했지만, 대형사 대비 성장 폭은 제한적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를 활용하는 고객은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해 금리 몇 포인트 인하만으로 증권사를 갈아타지 않는다”며 “중소형사의 이벤트는 단기 마케팅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