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GS칼텍스, 여수 NCC 통합 논의…정부 구조개편 압박 속 해법 모색

연말까지 NCC 감축 요구…산단별 합종연횡 가속화 정유·석유화학사 수직계열화 현실화될지 주목

2025-09-03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 재편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못 박은 가운데, LG화학과 GS칼텍스가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의 수직 계열화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사가 운영 중인 여수 NCC 공장을 GS칼텍스에 매각하고, 이후 양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석유화학 업체들에게 연말까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데 따른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에 자율협약을 제안하며, NCC 생산능력을 연 270만~370만톤 가량 줄일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국내 10곳 NCC의 총 생산능력은 약 1470만톤 수준으로, 업계는 전체 생산량의 18~25% 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LG화학 여수 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200만톤 규모로, 1공장(120만톤)과 2공장(80만톤)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2022년 준공한 혼합원료분해시설(MFC)을 통해 연 9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설비가 여수산업단지 내에 인접해 있어, 통합이 이뤄질 경우 유틸리티·물류·부산물 처리 등에서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

정유사와 석화사 간 수직적 통합은 구조조정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사를 석유화학 설비에 직접 투입하면 원가 절감과 공급망 단순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료비가 제조원가의 80%에 달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저렴한 납사 확보가 생존 경쟁의 핵심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NCC 자산가치 평가 문제에서 양사의 입장이 갈릴 수 있다. 또 GS칼텍스는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셰브런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감산 공동행위 인가 절차도 필요하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역시 “정부 및 관련 업계와 협력해 건설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감축 요구가 워낙 강력해 주요 기업 간 통합 논의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여수뿐 아니라 울산, 대산 등 다른 산단에서도 비슷한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