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LG, OLED 고질병 '번인' '플리커' 극복할까...디스플레이 기술대전 예고

-OLED 패널의 고질병 '번인' 극복이 관건...삼성, LG, 애플 OLED 기술전쟁으로

2017-08-16     백성요 기자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OLED가 사실상 평정하면서 삼성, 애플, LG 간 OLED기술력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OLED가 가장 앞선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술이기는 하지만 번인과 플리커라는 삼성도 아직 극복하지 못한 고질병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OLED의 기술적 단점을 얼마나 최소화시키느냐가 하반기 프리미엄폰 전쟁의 핵심 관전포인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즉 OLED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번인'과 '플리커' 현상을 어떻게 최소화 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프리미엄폰 흥행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애플과 LG전자는 9월에 선보일 10주년폰과 V30폰에 각각 OLED채택을 확정한 상황이고 삼성전자도 갤럭시S8에 이어 9월께  출격 예정인 갤럭시노트8에도 중형 OLED를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그간 LCD 패널을 고집해 온 애플과 일부 제품에 시험적으로만 OLED 제품을 내놨던 LG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 모두 OLED 패널 탑재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OLED경험이 삼성전자에 비해 더욱 일천한 상황이다.  이같은 사정은 애플도 마찬가지여서 외신들은 OLED채택관련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있고 연기가능성에 대한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유령같은 이미지가 남는 OLED 패널의 고질병, 번인현상...삼성도 골머리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S 시리즈에 OLED 패널을 탑재했을 때부터 OLED 디스플레이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이 '번인' 현상이다. 

번인 현상은 OLED{아몰레드(AMOLED) 포함} 디스플레이에 동일한 화면이 장시간 고정 노출되거나 반복 노출되는 경우, 화면에 잔상(화면 열화)이나 얼룩이 생기는 현상이다. 

색을 표현하는 R(적색), G(녹색), B(청색) 삼원색 중 청색 소자의 수명이 적색과 녹색에 비해 특별히 짧아 나타난다. 유기물의 특성상 수명이 다하면 더이상 제대로 된 색상을 표현할 수 없게 되는데, 청색 소자의 수명이 먼저 다하면 적색과 녹색이 강조돼 누런 색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시계, 알림 등이 표시되는 화면 상단부와, 뒤로, 앞으로, 홈 등의 소프트키가 있는 하단 부분의 번인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TV의 경우에는 방송사의 로고가 노출되는 부분 등에서 문제가 된다. 

PC 모니터의 경우 바탕화면이나 워드프로세서, 게임의 아이템 슬롯 등 고정된 이미지가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 OLED 모니터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소자의 특성상 LCD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다. 또 휘거나 굽은 화면을 구현하는 데도 유리하다. 그럼에도 애플과 LG전자가 OLED 화면 적용을 미뤄왔던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도 번인 현상이다. 

번인 현상, 근본적 해결 아직 못해...메뉴위치 바꾸는 등 미봉책 활용

번인 현상을 최소화, 지연시키기 위해 제조사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메뉴 화면의 위치를 미세하게 변경하기도 한다.  

LG전자는 화소에 공기가 닿지 않게 보호막을 덧씌워 산화를 최소화한 '봉지 기술', 주변보다 유독 많이 사용한 화소를 찾아내 전력 소모량을 줄여주는 화소 스캐닝 프로그램 등 축적된 LG의 올레드 기술을 사용해 번인을 최소화 했다고 밝혔다. 

또 전작인 V20에도 적용했던 세컨드 스크린을 '플로팅 바'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세컨드 스크린은 화면 우상단에 시계, 자주 사용하는 앱, 문구 등을 고정적으로 표시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 왔다. 이를 반원 모양의 플로팅 바로 대체하는 것인데, 특정 위치에 고정된 이미지를 표시하는 경우 번인 현상의 우려가 높아질 것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아직 제품 출시 전이라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번인 방지를 위해 상단 시계 및 알림 바와 전면 하단 홈버튼을 미세하게 수시로 위치를 변경시킨다. 애플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이상 번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아직 번인에 대한 완벽한 기술적 해결 방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 건강에 좋지 않다는 '플리커 현상'도 관건

갤럭시 시리즈 디스플레이의 단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플리커 현상'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모니터 사진을 찍으면 검은 줄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플리커 현상'이라 말한다. LCD/LED의 경우 백라이트가 빠른 속도로 깜빡이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LED 광원을 사용하는 형광등, 모니터 등에서 모두 나타난다. 60Hz, 120Hz 등으로 표현되는 주사율은 이 수치를 나타낸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저휘도(낮은 밝기)로 OLED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플리커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은 어렵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경우에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낮은밝기(위)와 중간밝기(아래)에서 나타나는 플리커 현상. 삼성전자의 AM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용에 문제는 없다. 

▲플리커링 현상이 없는 아이폰7. LCD 패널을 활용해 플리커 현상이 없다. 다만 아이폰8에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의 '번인'과 '플리커'에 대한 대비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의 디스플레이가 애플이나 LG전자의 디스플레이보다 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의 근거가 돼 온 현상이기도 하다. 과거보다는 완화됐지만 갤럭시S8도 번인과 플리커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플리커 현상이 눈의 피로를 누적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발표됐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 시리즈의 번인과 플리커를 연관지어 생각 하기도 한다. 번인 현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 어두운 화면에서 화면의 깜빡임을 느리게 조절하며 이에 플리커 현상이 발생한
다는 추측이다. 

가장 OLED경험이 많다는 삼성전자, 그리고 이번에 전격적으로 OLED채택을 결정한 LG전자와 애플이 신제품에서 어떤 방식으로 번인과 플리커에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