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덕에 소비자물가 ‘착시 하락’?…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통신요금 인하에 물가 상승률 1.7%… 할인 없었으면 2.3% 돼지고기·쌀·복숭아 등 먹거리값 줄줄이 상승 추석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 더 커질 전망

2025-09-0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일시적 요인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면서 생긴 ‘착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지난 2020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 7월(2.1%)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한 달간 통신요금을 절반 감면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해당 조치로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보다 21% 급락했으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약 0.59%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줬다.

통계청은 통신요금 할인 효과를 제외할 경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이라고 밝혔다.

체감 물가를 좌우하는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며 지난해 7월(5.5%)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여름 휴가철 수요와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 등이 맞물리며 가격을 밀어올렸다.

돼지고기(9.4%), 국산소고기(6.6%), 쌀(11.0%), 복숭아(28.5%), 찹쌀(45.6%) 등 먹거리 전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월 대비로는 배추(51.6%), 토마토(35.9%), 시금치(50.7%) 등 채소류 가격도 줄줄이 뛰었다.

외식 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외식과 외식 제외 서비스 모두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OECD 기준의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1.3%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자주 구입하는 144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1.5% 상승했다. 지난 7월(2.5%)보다는 낮지만, 체감 수준은 여전히 높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물가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특수 요인이 사라지면, 다시 2%대 물가 상승률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은은 “집중호우와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통신요금 일시 할인으로 오름폭이 축소됐다”며 “이달(9월)에는 해당 요인이 사라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다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는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명절 특수를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일회성 요인으로 물가가 꺾인 듯 보이지만, 실생활에서 체감되는 ‘진짜 물가 안정’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