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도 ‘빈손’…면세점 매출 뒷걸음질, 생존 기로에

관광객은 늘었지만, 면세점 매출은 뒷걸음 1인당 구매액 4년 새 6분의 1 토막 소비 패턴 변화에 생존 위기 맞은 업계

2025-09-01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K-콘텐츠 인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면세점 업계는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깊은 침체에 빠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면세점 매출은 약 9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면세점을 찾은 구매 인원은 236만 명에서 258만 명으로 오히려 9.2% 증가했지만, 매출은 반대로 줄었다.

이에 따라 1인당 면세 구매액은 1년 전 42만6000원에서 35만6000원으로 16.4%나 하락했다.

지난 2021년, 이른바 ‘다이궁(보따리상)’ 수요가 한창일 당시 1인당 구매액이 263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관광객은 늘었는데, 왜 매출은 줄었나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면세점에서 실제 구매까지 이어진 외국인 고객 수도 25.1% 늘었지만, 이들이 지갑을 여는 규모는 되려 14.2% 감소했다. 지난 6월과 비교해도 구매 인원은 소폭 늘었지만, 총 구매액은 22.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관광 소비 행태의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드럭스토어, 편집숍 등은 외국인 대상 체험 공간, 다국어 결제 서비스 등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면세점은 제한된 상품 구성과 공간 활용 한계로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지만, 올리브영과 무신사는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면세점 “운영 자체가 버겁다”…공항과 갈등 격화


업황 부진은 공항 임대료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협의가 결렬되면서 양측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여객 수에 비례해 산정되지만, 실제 매출 감소폭을 반영하지 못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면세점 측 주장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쇼핑 패턴 변화로 면세 산업 자체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다만 오는 9월 말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는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