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일자리' 감소에도…금융권은 청년 채용 확대 중

- 고용부, 7월 '빈 일자리' 14.5% 감소 발표…입직자·이직자 모두 3개월째 동반 감소세 - 기업은행 180명, 우리은행 195명 등 주요 금융기관 하반기 신입 채용 시작 - 금융권, 하반기 채용 확대 전망…채용 과정에 AI 활용 및 디지털 역량 확대 추세

2025-08-29     나아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주요 금융기관이 이달 2025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공고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고용시장 전반의 위축 속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7월 '빈 일자리'가 전년 동월 대비 14.5% 감소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금융권은 오히려 미래 금융산업을 선도할 전문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적극적인 채용 행보를 지속하는 모양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대규모의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발표하는 등 이달 들어 주요 금융기관들의 채용 공고가 집중되고 있다. BNK금융그룹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공동으로 신입행원 공개채용을 시작했으며, DB증권은 전날 신입사원 25명 내외를 선발할 계획을 공개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신용보증기금(112명), 새마을금고(221명), 신협(22명) 등도 신입 직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 업권별 채용 규모와 특징적인 사례들이 주목된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195명, 180명을 선발하는 가운데, 기업은행은 전체 채용의 13.9%에 해당하는 25명을 디지털·IT 분야 전용으로 배정하며 미래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30명을 영남·충청·강원·호남 지역별로 할당해 선발하고, 고졸인재 15명을 별도 채용하는 등 학력보다 역량 중심의 채용 문화 정착에도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채용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예년 추세를 고려할 때 전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채용 과정에 '컬쳐핏 면접'을 도입해, 1박2일 합숙을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과 조직 적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BNK금융그룹 채용 관계자는 "부산은행, 경남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컬쳐핏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이 그룹의 핵심 가치와 하나 된 양행의 기업문화를 공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채용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DB증권이 WM(자산관리)과 IB(투자은행), 리서치 등 전 부문에서 25명을 선발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매년 20명 내외를 채용해 온 것보다 늘어난 규모다. DB증권은 WM과 FAS, 리서치 부문에서는 채용연계형 인턴 과정과 함께 모집하고 있어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이 모기업 처브그룹 인수 후 첫 신입 공채로 40여명을 선발하고 있어, 경력채용 위주였던 업계 관행과 차별화하고 있다. 라이나생명 채용 담당자는 "최근 채용 시장이 경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학업에 성실히 임한 인재를 선발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번 라이나생명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권 전반에서 디지털 인재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채용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지털·IT 관련 석·박사 출신에게 최대 15%의 가점을 부여하고, 전체 신입 채용의 13.9%에 해당하는 25명을 디지털·IT 분야 전용으로 배정하는 등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또한 제로베이스 평가 방식을 도입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지털·IT 부문 인재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입행 후 연수 과정에도 AI 툴을 활용한 실무 과제를 처음으로 포함했다. BNK금융그룹도 D-IT(Digital-IT) 직군을 별도 운영하며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한편, 이 같은 금융권의 채용 확대 기조는 전체 고용시장의 위축과 뚜렷한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입직자(새로 직장에 들어간 사람)는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98만2000명을 기록했고, 이직자(직장을 옮긴 사람)도 5.6% 줄어든 96만3000명으로 노동 이동성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입직자와 이직자 모두 3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빈 일자리는 기업이 현재 구인 활동 중이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하는데, 이마저도 14.5% 감소해 전반적인 고용시장 위축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훈 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입직자와 이직자가 감소한다는 건 노동 이동이 없다는 것"이라며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채용이 줄고, 나가지 않으려다 보니 이직도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이러한 채용 확대를 통해 금융업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점 축소와 퇴직 인원 감소로 과거처럼 대규모 인력 충원이 어려운 가운데, AI와 빅데이터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의 아이디어와 적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단순 업무보다는 디지털 혁신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역량을 가진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금융권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