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한미정상회담 후에도…'관세 불확실성' 지속

대미 철강 수출 7월 전년비 25.9% 급감, 4년 4개월 만 최저 미국 50% 고관세·적용 품목 확대 직격탄…수출 활로 좁아져 업계 "실무 협의서 일부 조정 가능성…단기간 성과 기대 어렵다"

2025-08-26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됐지만, 철강업계가 기대했던 관세 완화 논의는 눈에 띄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의 50%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서 한국산 철강 수출은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업계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한국과 무역협상을 결론냈냐는 질문에 “그들(한국)은 합의와 관련해 약간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그들은 그들이 타결하기로 동의했던 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 부과한 15% 상호관세율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50%의 관세율 역시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 데 이어, 이달 18일부터는 냉장고·변압기·엘리베이터 등 407종의 파생상품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철강이 들어간 주요 제조업 품목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수출 기반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가

실제 수출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834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급감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물량 역시 19만4000톤으로 전년 대비 24.3% 줄었다.

향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현실화되면 한국산 철강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일본제철은 미국 내 생산·유통망과 자사 고급 판재 기술을 결합해 관세 장벽을 우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상업 가동은 2029년으로 예정돼 있어 그때까지는 수출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정상회담 이후 실무자 간 후속 논의에서 제한적인 관세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단기간 성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철강 관세 완화는 사실상 기대하지 않았다”며 “캐나다·멕시코·EU 등 주요 교역국과 협상이 먼저 진행된 후에야 한국산 철강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