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유증의 민낯…실권수수료 폭리, 증권사만 웃는다

올해 코스닥 유증 실권수수료율 최대 30%까지 기업은 급전, 주주는 희석 부담...증권사만 안정적 수익 확보

2025-08-25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올해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실권수수료율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관행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권수수료율은 이미 평균 15~20%를 넘어 일부 딜에서는 조건에 따라 30%까지 책정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24일까지 코스닥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잔액인수 계약을 맺은 사례는 34건에 이른다. 잔액인수는 구주주 청약 이후 발생하는 실권주를 주관사가 책임지고 떠안는 구조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목표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주관사별로는 SK증권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투자증권(7건), KB증권(5건), 키움증권(4건), NH투자증권(3건), 삼성증권(2건), LS증권(2건), 대신증권(1건), 신한투자증권(1건) 순으로 많았다. 이는 공동 대표주관도 포함한 수치다.

실권수수료율 기준으로는 셀리드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사였던 LS증권이 최대 30%로 가장 높게 기재했다. 초기에는 ▲총 실권금액이 30억원 이하의 경우 15% ▲30억원 이하의 경우 15% ▲3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의 경우 18% ▲50억원 초과할 경우 20%로 설정됐지만, 정정 공시를 통해 ▲실권금액이 30억원 이하일 경우 17.5% ▲3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일 경우 20% ▲50억원 초과 80억원 이하일 경우 22.5% ▲8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의 경우 25% ▲100억원 초과할 경우 30%로 변경했다. 기존보다 2~2.5%p 높아진데다 상위 구간도 추가한 것이다. 증권사가 실권주 인수 수수료율을 이례적으로 정정·상향한 사례다.

LS증권 관계자는 "당시 미국 관세 전쟁 및 환율 불안정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이라며 "하지만 실권금액 구간별로 차등을 두고 있고, 유사 기업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아스템켐온 유상증자에서도 LS증권은 총 실권 금액이 100억원을 초과할 경우 25%의 실권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기재했다. SK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도 통상 15~20% 수준의 실권수수료율을 적용했다. 반면 KB증권은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에서 4%의 실권수수료율을 책정해, 연내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실권수수료율이 높계 책정된 사례는 대체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이다. 실제로 가장 높은 실권수수료율이 적용된 셀리드의 경우 2019년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1억원의 영업손실과 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부진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으나, 2024년 연매출 약 42억원을 올리며 가까스로 요건을 충족해 위기를 넘겼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아스템켐온 역시 10년째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07억원, 순손실은 96억원으로 적자 폭이 지속됐다. 매출도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자금조달 리스크가 크고, 결국 주관사에 높은 실권수수료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잔액인수를 유도하는 것이다.

과거엔 대체적으로 15%에서 ±1~2%p 수준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업 재무여건 악화와 유상증자 흥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수료율이 한층 높아진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고스란히 기존 주주의 주주 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신주는 통상 시가 대비 20~30% 할인 발행되며, 발행 과정에서 주가가 추가로 밀려 최종 발행가가 더 낮아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실권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주관사의 신주 인수 부담은 발행가보다 낮아지고, 반대로 기존 주주는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된다. 예컨대 최종 발행가가 1000원일 때 20% 실권수수료율이 적용되면, 주관사는 실질적으로 800원에 주식을 확보한 효과가 발생한다. 발행 직후 주가가 900원대만 유지돼도 차익 실현이 가능한 셈이다. 시장에서 '기존 주주는 사실상 손실, 주관사는 안정적 차익, 발행사는 자금 조달 완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실권 인수 수수료는 유상증자에서 기존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고 남은 실권주를 증권사가 인수할 때 받는 일종의 위험 프리미엄"이라며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을 감안해 유증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더 높은 수수료율 책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