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여행 인사이트②] 예약 플랫폼들의 ‘갑질’...숙박 점주들, ‘구조적 개선’ 촉구

플랫폼 가격 경쟁의 그늘, 숙박 업계의 고통으로 플랫폼 갑질 논란, 과징금 이상의 문제 국내 숙박업소의 '질적 저하' 실태...관광 활성화에 '찬물'

2025-08-2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해외여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인의 해외 출국자 수는 약 2900만 명에 달한 반면, 같은 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은 1600만 명 수준에 그쳤다. 일본이 연간 2000만 명 이상을 꾸준히 유치하는 것과 비교하면, ‘K-관광’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환율이나 관광지 매력도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문화적 접근성, 낙후된 규제 체계, 유통·플랫폼 산업과의 연결성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여행산업은 단순한 여가 산업이 아니다. 외화를 벌어들이고,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며,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제대로 된 전략만 있다면 한국도 충분히 ‘관광 강국’이 될 수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국내 여행산업의 현주소를 짚고, 구조적인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K-여행 인사이트] 시리즈를 기획했다. 산업 관계자, 현장 종사자,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지금 한국 여행산업이 놓인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3편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국내의

 


숙박·레저 예약플랫폼의 대두...글로벌 OTA와 국내 플랫폼의 ‘초저가 경쟁’


숙박과 레저 예약 플랫폼의 등장 이후 여행 예약 시장은 완전이 변화했다. 예약 플랫폼들은 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ies)라는 이름 아래, 항공권, 숙박, 레저 활동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OTA로는 아고다(Agoda), 트립닷컴(Trip.com)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OTA업체 중 일부는 항공에만 집중하는 플랫폼들도 있다. 국내의 경우, ‘야놀자’, ‘여기어때’와 같은 플랫폼들이 항공권, 숙박, 레저 등 다각적인 여행 카테고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OTA들은 서로 ‘가격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특히 국내 플랫폼들은 글로벌 강자들 및 국내 여행사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글로벌 플랫폼 중 일부는 최저가 항공만을 고집하고 있으나, 환불 문제 등으로 소비자 불만을 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고투게이트는 항공권 예약 시 최저가를 보장하지만, 취소나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외래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는 국내 OTA들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투어나 특별한 관광 콘텐츠를 예약할 때는 글로벌 OTA보다 국내 예약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플랫폼들은 전통적인 여행사들과 함께 관광업계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여행사와의 협력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며, 국내 관광 콘텐츠를 홍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참여하는 투어 상품이나 디테일한 예약 서비스는 여전히 국내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다.


숙박 점주들 울리는 예약 플랫폼의 갑질...과징금 부과에도 업계 불만 해소될지 ‘미지수’


하지만 최근 숙박 예약 플랫폼들의 갑질 행위가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 업계 1, 2위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모텔 업주들에게 부당한 광고 비용을 요구하며, 결국 억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7년부터 ‘광고성 쿠폰’을 판매한 두 플랫폼이 미사용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켜 입점업체에 금전적 피해를 준 혐의로, 야놀자에 5억4000만원과 여기어때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행위는 거래상 우위를 남용한 결과로, 업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야놀자는 ‘내 주변쿠폰 광고’를 통해 입점업체가 구매한 쿠폰을 소멸시켰고, 여기어때는 발급된 쿠폰의 유효기간을 단 하루로 설정해 쿠폰이 소멸되게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판촉활동의 위험을 업체에 전가한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시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숙박업체들의 불만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부터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숙박세일 페스타’와 같은 할인 행사에서 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숙박업체들이 실제로 이익을 얻는 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광고비 부담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런 협업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숙박업소’ 질도 문제…무분별한 ‘단기 수익 중심’ 문화에 외국인, “갈 곳 없어”


예약 플랫폼들이 국내 여행 예약의 중심이 되면서 숙박업소의 질적인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많은 숙박업소들이 관광 목적의 호텔로 역할하기보다는 단기 대여가 가능한 모텔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숙박 경험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호텔’을 모방한 모텔들이 종종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객실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숙박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외래관광객은 글로벌 호텔 체인이나 대형 호텔을 선호하지만, 이들 호텔의 가격은 최소 20만원 이상이다. 특히 지방 지역의 경우, 고급 호텔 체인이 부족할 뿐더러 대체 숙박시설은 모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방의 관광지에서는 여행객들이 숙박을 기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관광 산업을 부진에 빠지게 하며, 산업 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관광객들이 방문할 만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결책으로는 정부가 플랫폼들에게 지원을 늘리기 보다는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고, 직접적인 투자로 숙박업소의 질 개선과 시설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정부가 민간과 협력하여 숙박업소의 품질을 표준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반영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업계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숙박업소의 질적 향상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