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특수은행채 ETF 대흥행…ETF 순위 '3위' 재탈환

국내 최초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ETF’, 상장 한 달 만에 1조원 넘는 자금 몰려 단기 자금 피난처 수요 겨냥 흥행...타사 대응, 신중한 관망세

2025-08-20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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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KB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특수은행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으며 단기간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상품의 흥행으로 KB자산운용은 ETF 순자산 규모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랐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이미 다양한 단기금리 상품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ETF의 열풍이 장기적으로 확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평가도 나온다.

KB자산운용, 특수은행채 ETF로 단숨에 3위 부상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24일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국내 3대 특수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특수은행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ETF다. 해당 채권은 법률상 손실보전이 가능하고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A)을 유지해 국채에 준하는 안정성을 지닌다.

상장 직후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한 달 만에 해당 ETF의 순자산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8월 19일 기준 1조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KB자산운용이 보유한 ETF 중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RISE 미국S&P500 ETF’ 등을 제치고 'RISE 머니마켓액티브'(2조4462억원), 'RISE 종합채권(A-이상)액티브'(1조6439억원), 'RISE 200'(1조4977억원), 'RISE 미국나스닥100'(1조1168억원) 다음으로 상위 TOP5 상품에 진입했다.

KB자산운용 전체 ETF 순자산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ETF’ 출시 이전인 6월 23일 15조998억원에서 8월 19일 17조7737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두 달 사이 2조6000억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17조3341억원)을 제치고 운용사 ETF 순자산 순위 3위에 올라섰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B자산운용보다 5000억원 이상 앞섰지만, 이번 상품 흥행으로 순위가 뒤집힌 셈이다.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ETF’가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시장성·안정성·제도적 장점이 결합돼 있다. 우선 특수은행채는 2024년 기준 신규 발행 규모가 약 125조원으로, 전체 특수채 시장의 58%를 차지한다. 

또한 위험가중자산(RWA)이 0%로 분류돼 은행·보험 등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 지표(BIS, RBC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보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입장에서 효율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금리 환경도 우호적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연내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되는 가운데, 단기 채권형 ETF에서도 금리 인하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업계 입장, "단기 자금 피난처 역할로 부상...단, 개인 입장에선 매력 제한적"

다만 업계 전체가 이 상품을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 이미 업계에는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금리 상품이 다수 존재하고, 관련 ETF 등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흥행은 사실이지만, 은행 고객 위주의 수요에 특화된 상품이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 구조가 머니마켓펀드와 유사해 '단기 자금 피난처' 역할을 한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잠시 맡겨둘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 수요를 정확히 겨냥해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녹색경제신문>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는 유사 상품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채권, 특히 단기 자금 운용에 효율적인 ETF 상품을 구상 중"이라며 "고객 니즈와 장기 전략을 반영해 차별화된 크리딧 액티브형 채권 ETF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8조9496억원), 'KODEX 머니마켓액티브'(6조8491억원) 등 파킹형 상품에서 업계 최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