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논란] ‘주주행동주의 조력자 평가와 분쟁 개입 지적’ 공존①

신성통상, 상폐저지선 결집 대주주 행동 변화 이끌어 고려아연 분쟁 때는 이상목 대표 직접 나서 논란 자처

2025-08-20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국내 대표적인 주주행동주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는 액트에 대한 시장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소액주주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찬사와 함께 소액주주의 결집세를 활용해 상장사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고, 나아가 회사(운영사 : 컨두잇)의 돈벌이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는 형국이다.

액트 플랫폼 운영사인 컨두잇은 2022년 6월 설립된 벤처테크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DB자산운용에서 약 8년 간 운용역을 지낸 이상목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2022년 경 DB하이텍이 팹리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행동의 투사가 됐다. 개인투자자였던 이 대표는 DB하이텍의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물적분할 안에 반대하면서 약 2000명이 모인 소액주주연대의 구심점으로 활약한 바 있다.

DB하이텍은 주주연대의 결집에 물적분할안을 연기했지만, 이듬해 해당 안을 통과하면서 DB글로벌칩을 분할,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소액주주의 한계를 절감한 이 대표는 2023년 1월 액트 서비스를 출범하고, 본격적으로 주주행동주의 플랫폼을 출시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간 액트의 활동을 두고, '주주행동주의의 아고라(광장)'로 평가하기도 한다. 직접 주총 표결에 참여하기 어려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인증을 받아 직접 표결에 참여하거나 전자위임장을 접수해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소액주주 대의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활동했다는 이야기다. 액트 역시 "뭉친 개인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주인공이 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탑텐, 지오지아 등으로 유명한 어패럴 제조사 '신성통상' 케이스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6월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공개매수(1차)를 시도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우선 공개매수가가 당시 신성통상의 PER나 EPS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인 2300원에 설정돼 있었고, 상폐의 궁극적 목적이 사내에 쌓인 잉여금(약 3800억원)으로 지목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집단적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여기에 오너 일가의 내부거래, 사익편취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실제 신성통상 기업집단의 실질적 오너인 염태순 회장은 2021년 세 딸에게 신성통상 주식 575만주(약 4%) 가량을 2000원 대에 증여한 3달 뒤 신성통상 대주주 '가나안'을 통해 각 100만주씩 사들이게 했다. 

가나안은 염 회장의 장남 염상원 이사가 부친으로부터 수증 받아 최대주주(82.43%)로 있는 기업이다. 남동생이 회사 재원을 바탕으로 누이들의 주식을 되사들인건데, 당시 매입가는 주당 4900원 선이었다. 결과적으로 세 딸은 60억원이 넘는 차익을 3개월 만에 본 셈이다. 여기에 비상장 가나안에 집중된 배당정책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신성통상의 1차 상폐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올해 신성통상이 상폐를 위한 2차 공개매수 시도에 나서면서 소액주주들은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했다. 400명 넘는 주주가 결집, 상폐(95% 이상)를 막을 수 있는 5% 지분 상한선을 넘기면서 감사인 선임 등 주주제안 움직임을 보이자 신성통상은 2차 공개매수가를 1차의 약 2배인 4100원 선으로 올려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액트의 윤태준 지배구조연구소장이 소액주주 연대가 추천하는 감사인 후보로 선임되는 등 소액주주와 액트의 컬래버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성통상 역시 주주환원 목소리에 화답, 대주주 특관인 지분 95% 이상을 매수하면서 상폐 요건(95.19%)을 충족했지만, 현재 경찰과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액트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 연대가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한 대주주 일가 '편법증여' 등의 혐의다. 액트 플랫폼과 소액주주 행동주의가 결합해 주주권익의 선례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선순환 구조와 별개로 일각에서는 액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장 접수 등으로는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직접 영업을 진행하는 케이스가 많고, 이 과정에서 분쟁에 개입해 소액주주 일반 여론을 왜곡하는 사례도 발견된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장이 서는 곳에 소액주주 결집세를 앞세워 좌판을 편다는 이야기다. 외감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컨두잇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7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케이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다. 이상목 대표가 직접 진행한 일부 매체 인터뷰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사가 내세운 주주환원율(68%)을 검토해 보고, 먼저 고려아연에 전화를 걸어 의결권 위임을 돕겠다고 자처했다. 실제 고려아연과 영풍의 싸움이 격화되던 지난해 3월 주총을 앞두고, 액트는 고려아연 의결권 대행 업체로 정식 등록을 공시하고 소액주주를 결집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액트는 주주대표를 '고려아연 주식회사'라고 명기하고, 내부적 프로세스로 거쳐야 할 주주대표 선출을 생략한 채 본인이 "고려아연 주주환원율 68%면 지지해줍시다(선진국 평균 수준)"이라는 레포트를 게재해 경영권 분쟁 당사자 일방의 주장에 소액주주 의결권을 결집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액트의 내부 프로세스에 따르면 액트 내에서 주주대표를 원하는 주주가 있으면 4일 간 모집 절차를 진행하고, 이후 3일간 투표를 진행한다. 선출된 주주대표는 종목 내 주주연대공지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 대표는 이런 내부 절차를 무시하고, 스스로 사측의 입장을 대변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졌던 것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자위임장의 수임인 권한을 고려아연으로 하다보니 어용주주연대 내지 이해상충의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면서 "별도의 주주연대 대표 선출 절차 없이 대표명을 고려아연 주식회사로 표기한 것 역시 회사 측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회사 측의 입장을 옹호하는 어용주주연대를 구성하였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목 대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이 방어를 위해 300억원을 사용했다고 보도가 나오면서 비판받았는데, 만약 액트가 돈을 받고 개입했다면 최소 10억~50억원은 받지 않았겠냐"고 반문하면서 "지난해 컨두잇 매출이 7억원이고, 지금 스타트업으로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다니는 상황이며, 불투명한 돈은 받지 않고 올바르게 경영하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