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톱', 생산적 금융 본격 가동…"부동산 기반 금융, 기업으로 전환이 최대과제"

- 중소기업 상생지수·인프라펀드 회계기준 개선 등 제도 변화 본격화 - 민간 협력 모델 확산 속 현장 과제 해결이 관건 - 저축은행 대출 급감·인프라펀드 위축 속 정책 효과 기대

2025-08-19     나아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생산적 금융'이 금융당국 투톱 체제 완성과 함께 구체적 실행 단계에 나선 가운데, 제도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 지명으로 정책 추진 체계가 완성된 상황에서 중소기업 상생지수 도입과 인프라펀드 회계기준 개선 등 구체적 변화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제27차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생산적 금융 정책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홍성국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장은 "부동산을 억제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그 돈으로 AI 첨단산업을 지원한다"며 "지금은 우리나라 금융이라는 자금시장이 다 부동산 기반인데, 생산적 금융으로 기업에 자금을 보내는 게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

정책 실행을 위한 기본 방향이 구체화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역할 분담도 명확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는 "부동산과 예금대출 위주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금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생산적 금융의 핵심"이라고 정책 철학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찬진 금감원장은 "모험자본 공급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도입 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에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놨다.

이 같은 정책 방향에 발맞춰 제도 개선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들이 생산적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법·제도·감독관행 전반의 재검토에 나선 상태다. 특히 위험가중치 등 건전성 규제 개선을 통해 금융권의 생산적 자금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의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에서 제외하는 회계기준 개선도 단행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18일 "만기를 정하지 않은 폐쇄형 펀드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로 처리할 수 있음을 공식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에서도 새로운 협력 모델이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기아, 하나은행, 무역보험공사가 참여하는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협약을 통해 총 6300억원 규모의 우대 금융이 자동차 협력사에 지원되는 구조다. 현대차·기아가 4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출연하고, 무역보험공사가 이를 기반으로 우대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협력사들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최대 2%포인트 금리 인하 혜택과 함께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보증 한도 상향, 보증기간 확대 등의 우대를 받게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022년 9월 68조원대에서 올해 1분기 45조원대로 급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2금융권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도 2022년 3분기 30%에서 올해 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업권이 PF 대출 잔액을 26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대폭 줄이면서 전반적인 기업 대출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프라 투자 부문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인프라펀드 결성건수 기준 상위 6개 운용사 집계 결과, 2020년 2조1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지난해 6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올해 신규 투자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응해 기획재정부는 올해 사회기반시설 공급을 위해 18조5000억원 이상의 환경, 도로, 철도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과 인프라펀드가 모두 위축된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 의지와 제도 개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